멋과 단점 보완을 한 번에, 반갑다 부츠컷의 귀환

장회정 기자
리바이스 726 하이라이즈 플레어 진. 리바이스 제공

리바이스 726 하이라이즈 플레어 진. 리바이스 제공

지난달 12일 패션쇼 참석차 뉴욕으로 출국하는 트와이스 다현의 공항 패션이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크림색 크롭트 니트와 메탈 소재 허리띠도 눈부셨지만,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적당히 여유로운 핏의 멋스러운 부츠컷 청바지였다. 편안하면서도 스타일까지 잡을 수 있는 바지, 부츠컷이 귀환했다.

뉴진스가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부츠컷 팬츠에 잠시 시선이 머물렀지만, 그들이 구사하는 부츠컷은 어쩐지 연예인의 영역이었다. 시폰 소재의 랩스커트, 형광 색상의 크록스 등과 함께 연출된 무대용 ‘Y2K 세기말 패션’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1960년대 문학, 예술, 대중음악 등 기존 세대에 저항하는 반문화운동 속에 탄생한 리바이스 517 부츠컷 데님을 리바이스는 “젊은 세대들이 본인을 표현하는 방법이자 자유와 희망을 갈망하는 목소리였다”고 정의했다. 부츠컷이라는 이름은 “부츠를 신을 때 무릎에서 내려오는 풍성함”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제품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밑단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통으로 인해 ‘나팔바지’라는 이름으로도 오랫동안 불렸다.

꽉 끼는 스키니진의 시대가 저물고 도래한 통 넓은 바지를 반겼지만, 패션은 지루함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영역에 있다. 바지통이 극단을 오가는 사이, 맵시를 챙길 수 있는 제품을 올 초 청바지 ‘원조집’에서 들고나왔다. 리바이스는 “현대적 핏에 레트로 감성을 더한” 제품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1970년대 카우보이와 로큰롤 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디자인한 프리미엄 라인의 LVC 1970’s 517 부츠컷을 내놓았다. 레드탭 라인의 517 부츠컷은 멋스러운 워싱과 여유로운 실루엣이 특징이다. 달라진 것은 소재. 리바이스 측은 “12온스의 사전 수축된 화이트 오크 콘 밀스 데님으로 제작되어 잘 늘어나지 않고 변형이 적다”고 설명한다. 그 밖에 텐셀 소재로 신축성을 높이고 허리선을 높여 복부와 허리를 안정감 있게 감싸는 여성을 위한 부츠컷 제품도 출시됐다.

에이블리의 부츠컷 청바지 스타일링 이미지. 에이블리 제공

에이블리의 부츠컷 청바지 스타일링 이미지. 에이블리 제공

젊은 여성들이 즐겨 찾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의 2월 한 달간 분석에 따르면 부츠컷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2024년 봄·여름 시즌 트렌드로 부츠컷의 또 다른 명칭인 ‘플레어핏’이 포함될 만큼 최신 팬츠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복고 스타일링의 재유행과 발맞춰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부츠컷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패션 상품으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에이블리는 최근 인기 상품으로 더핑크 ‘로치 하이웨스트 부츠컷’, 모어핏 ‘하이웨스트 부츠컷 데님 롱 팬츠’, 베이델리 ‘케이트 빈티지 워싱 부츠컷 데님팬츠’ 등을 소개했다.

허벅지까지는 타이트하고, 종아리부터는 통이 넓어지는 디자인은 다리가 길어 보이는 바지의 정석으로 통한다. 허리선이 높은 하이웨이스트 부츠컷을 입으면 효과는 배가 된다. 이때 바지의 길이가 신발을 살짝 덮는다면 그만큼 다리가 연장돼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에이블리의 다양한 부츠컷 스타일링 연출 이미지. 에이블리 제공

에이블리의 다양한 부츠컷 스타일링 연출 이미지. 에이블리 제공

하체가 말랐거나 휜 종아리, 왜소한 체형이 신경 쓰인다면 부츠컷이 체형 보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릎 부분부터 퍼지는 모양의 디자인은 허벅지에 비해 종아리가 발달한 체형에도 어울린다. 단 이때 부츠컷의 통이 지나치게 큰 경우 비율을 오히려 무너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부츠컷 구매자들은 카디건, 트위드재킷, 티셔츠, 니트류 등을 함께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허리선이 드러나는 크롭트 길이의 상의와 아우터의 선택이 두드러졌다. 에이블리 측은 “짧은 상의가 슬림하면서도 다리가 길어보이도록 연출하는 부츠컷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룰루레몬의 부츠컷 레깅스 스타일링 이미지. 룰루레몬 제공

룰루레몬의 부츠컷 레깅스 스타일링 이미지. 룰루레몬 제공

데님 청바지뿐만 아니라 슬렉스나 일반 팬츠에서도 부츠컷 디자인의 선호도가 높다. 다리에 밀착되는 맛으로 입는 레깅스 시장에서도 부츠컷이 사랑받고 있다. 종아리를 조이지 않아서 요가 등의 활동을 할 때도 한결 편안하다는 후기가 두드러진다. 다양한 부츠컷 디자인이 포진한 룰루레몬의 그루브 팬츠 라인은 국내뿐 아니라 북미 및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아시아인의 체형에 최적화된 아시안핏으로 제작됐다.

룰루레몬 관계자는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즐겨 입을 수 있는 애슬레저 룩의 인기가 높아지며 다양한 디자인을 가진 레깅스의 인기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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