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에 식량 선박 띄우는 WCK의 ‘평화를 짓는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

손우성 기자

월드센트럴키친, 가자지구에 400t 식량 지원

이스라엘군 통제에 육로 막히자 첫 해상 보급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등 재난 현장마다 등장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공동 창립자 호세 안드레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공동 창립자 호세 안드레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이 30일(현지시간)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400t 규모의 식량을 실은 구호 선박을 보냈다. 이스라엘군의 구호 작업 방해와 국제사회 견해차로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WCK는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해로를 통해 생필품을 전달하며 주목받았다. 그 중심엔 ‘희망을 짓는 요리사’ 호세 안드레스가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WCK는 이날 쌀과 파스타, 밀가루, 통조림 등 100만끼 이상의 식량을 실은 ‘제니퍼호’가 키프로스를 떠나 가자지구로 향했다고 밝혔다. 제니퍼호는 65시간 뒤 가자지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WCK는 지난 15일 약 100t의 식량을 가자지구에 같은 방식으로 전달한 바 있으며, 이는 지난해 10월7일 개전 후 해로를 통한 첫 가자지구 지원 사례였다. 뉴욕타임스(NYT)는 “해상 구호품 전달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기아 위험을 막기 위한 획기적인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이 모든 작전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은 WCK 창립자이자 세계적인 요리사 안드레스다. 1969년 스페인 아스투리아스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안드레스는 15세에 요리를 시작해 취사병으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1세 되던 해 단돈 50달러(약 6만7000원)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외신들은 이 시절의 고된 경험이 그가 기아 및 빈곤 퇴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1993년 워싱턴의 스페인 식당 요리사로 고용돼 이름을 알린 그는 현재 미국에서만 30개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자리매김했다.

안드레스는 2010년 WCK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사회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해 1월 아이티에서 규모 7.0 대지진이 발생하자 안드레스는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현지 요리사들과 구호 작업을 펼쳤고, 2015년엔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요리학교를 세웠다.

이후 2017년 미국과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한 허리케인 바비 피해 현장, 2018년 6월 하와이 화산 폭발 현장에서도 WCK는 이재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최근엔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구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시사주간지 타임이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자 “인도주의 위기를 겪는 최전선에서 신선한 밥을 제공하는 것이 WCK의 사명”이라며 가자지구로 보낼 선박을 수소문했다.

NYT는 “기근 위험에 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식량 대부분을 WCK와 안드레스가 책임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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