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 여전한 ‘배구 황제’…한 번 더 꿈꿀 수 있을까

배재흥 기자

김연경, 또 놓친 은퇴 전 우승

‘현역 연장’ 다시 장고의 시간

또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흥국생명 김연경의 은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연경이 지난 1일 현대건설과의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인천 | 연합뉴스

또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흥국생명 김연경의 은퇴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연경이 지난 1일 현대건설과의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인천 | 연합뉴스

‘배구황제’ 김연경(36·흥국생명)은 올봄에도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은퇴까지 미루고 오직 우승이란 목표를 향해 달렸지만, 이번에도 우승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봄의 잔치’가 끝난 지금, 배구팬들의 관심은 김연경의 향후 거취로 옮겨갔다.

흥국생명은 지난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했다. 챔프전 3패. 흥국생명은 올 시즌에도 ‘조연’으로 남았다.

어쩌면 ‘라스트댄스’일지 모를 무대에서 조기 퇴장한 김연경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연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1·2차전을 먼저 따내고도 3·4·5차전에서 내리 패해 우승을 놓쳤다. 이번 시즌에는 제대로 된 반격 한번 하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애초 김연경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를 고민했다. 그러나 현역 유니폼을 벗을 때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장고 끝에 현역 연장을 결정한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단년 계약을 했고, 1년 더 코트를 누볐다.

배구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김연경은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다.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날개 공격수답게 수비에서도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공격에선 득점 6위(775점), 공격종합 2위(44.98%)로, 수비에선 리시브 5위(42.46%), 디그 7위(세트당 3.829개)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나이가 들어 떨어진 신체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련함으로 극복했다. 올 시즌 챔프전에서 흥국생명과 맞붙은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은 “김연경 선수는 막는다고 막히지 않는다. 비디오를 봐도 대단하다”며 “눈이 4개 달렸나 싶을 정도로 다 알고 플레이를 한다”고 극찬했다.

사실 김연경은 국외 리그로 떠나기 전 V리그에서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성취는 대부분 이뤘다. 이미 우승 반지도 3개(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나 있고, 우승할 때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정규리그 MVP 트로피도 5개나 보유했다.

그러나 ‘황제’로 불리는 김연경도 우승에는 늘 목말라 했다. 국내로 처음 복귀했던 2020~2021시즌까지 포함하면 준우승만 3번째다. 마지막으로 여긴 도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김연경에게 다음 봄은 있을까. 김연경은 지난해 아쉬운 준우승 뒤에도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의 고민이 깊었고, 결정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연경이 또 한번의 깊은 고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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