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7주차에…윤 대통령 “만나서 대화하겠다”

김향미·민서영 기자

의대교수협 측 제안에 화답…갈등 해법 찾아질지 주목

신규 인턴 마감일까지 대다수 미등록…의료현장 ‘악화일로’

진료 제한 권역응급센터 증가…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

<b>주 40시간 단축 진료 돌입한 개원병원들</b>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개원의들이 주 40시간 단축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2일 경기 성남시의 한 의원에 진료 축소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주 40시간 단축 진료 돌입한 개원병원들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개원의들이 주 40시간 단축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2일 경기 성남시의 한 의원에 진료 축소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을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간 한발도 나가지 못했던 정부와 의료계 사이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전공의 이탈 7주차에 접어들면서 응급실 상황이 악화하는 등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의료공백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은 국민들에게 늘 열려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과 만나겠다고 밝힌 것은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조윤정 홍보위원장의 제안에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윤 대통령이 (전공의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달라는 요청을 드린다”면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대통령이 초대하면 조건 없이 만나보라”고 요청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KBS에 출연해 “(대통령과 전공의 간) 대화를 위한 접촉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내면 대통령도 주제나 시간과 장소를 제한하지 않고 대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의료계도 같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대전협이나 개별 전공의들의 뚜렷한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공의와 대통령 사이 만남이 성사된다면 출구가 보이지 않게 악화일로를 걷던 의·정 간 대화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이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양측이 ‘대화의 전제조건’에서 물러서지 않으면서 이날 오전까지도 답보 상태였다.

의료계는 윤 대통령이 전날 담화에서 증원 규모 조정 논의를 위해 “(의료계가) 타당하며 합리적인,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붙였기 때문에 여전히 2000명 증원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봤다. 대전협이나 대한의사협회 등은 ‘2000명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전공의들은 ‘2000명 증원안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며 정부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복귀 움직임도 없다. 올해 각 수련병원 인턴 합격자들은 이날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임용 등록을 마쳐야 상반기 수련 과정을 밟을 수 있다. 현재 대상자 3068명 가운데 지난달 29일 기준 2697명이 임용을 포기했다. 이날까지도 대부분이 미등록 상태로 파악된다고 보건복지부는 설명했다.

의료현장은 악화일로다.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 이번주부터는 의대 교수들도 체력적 한계를 토로하며 주 52시간 이내로 근무를 조정하고 있다. 응급실 상황도 악화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가 관리하는 국가응급진료정보망에 ‘진료 제한’ 정보를 표출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전국 44곳)가 3월 첫 주 10곳에서 마지막 주 14곳으로 증가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날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서울 ‘빅5’ 병원 중에선 세 번째로, 주요 대형병원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소속 노동자들의 무급휴가·임금 삭감 등의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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