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0개월’ 한우 사육기간, 단축해야 하는 이유

안광호 기자
한국공항이 운영하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의 한우 방목 장면. 연합뉴스

한국공항이 운영하는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의 한우 방목 장면. 연합뉴스

‘평균 30개월’ 한우 사육기간, 단축해야 하는 이유

전북 고창에서 한우 약 600두를 사육하는 중우농장의 평균 출하월령은 24개월이다. 국내 농가의 평균 사육기간(30개월)보다 반 년이 짧다. 출하한 소들의 절반(49%)은 1등급 투플러스(1++)를 받았다. 전국 평균 35%를 훨씬 웃돈다. 농장주 김문석 대표(51)는 “소 한마리 키우는 데 드는 생산비가 전국 평균으로 약 600만원(송아지 가격 제외) 정도 되는데, 우리 농장에서는 축사 내 암소로 송아지를 생산하고 사료를 자유롭게 섭취하도록 자유급여를 하면서 사육기간을 단축해 결과적으로 약 150만원 가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농가의 경영 부담과 소비자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한우 사육 기간 단축 등을 포함한 적정 사육모델을 연내 개발하겠다고 3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농가의 한우 평균 사육기간은 30개월로, 미국·호주 등 축산 선진국의 평균 18개월보다 1년 더 길다. 사육기간이 길수록 근내지방 섬유(마블링)가 고기에 고르게 배어들고 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생산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등급을 잘 받는 것이 이익이라고 보고 장기간 사육한다. 문제는 오래 사육할수록 사료비 등 생산비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 고기를 사먹게 된다는 점이다. 분뇨 배출량과 장내발효료 인한 메탄가스 배출(트림) 등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해진다.

농가소득은 공급 과잉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한우 도축마릿수는 2022년 86만9000마리에서 지난해 92만9000마리로 6.9% 늘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의 약 60%를 차지(송아지 가격 제외)하는 사료 가격도 크게 증가했다. 배합사료 평균 가격(원/kg)은 2020년 412원에서 지난해 578원으로 40% 가량 상승했다. 반면 농가의 한우 비육우(소고기 생산을 위해 기르는 소) 소득(원/100kg)은 2021년 142만5000원에서 지난해 50만6000원으로 64%나 줄었다.

농식품부는 한우를 24개월 사육하면 30개월 사육했을 때보다 사료비용이 약 32% 절감되고, 온실가스 배출은 약 25% 감소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엔 ‘암소 유전능력 분석’과 같은 품질 좋은 소고기를 생산하도록 하는 기술이 농가에 보급되면서 사육기간을 단축해 출하한 소들이 고등급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