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찍으면 사표? 거짓말”…국민의미래와 자유통일당의 난타전

문광호 기자
황보승희 자유통일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통일당 유튜브 갈무리

황보승희 자유통일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통일당 유튜브 갈무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하는 극우 성향 자유통일당과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7일 서로를 향해 “‘우릴 찍으면 사표가 된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리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통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주장하며 국민의힘에 실망한 극우 결집을 시도했다. 국민의미래는 허위사실에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자유통일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황보승희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의힘 일각에서 자유통일당을 찍으면 사표가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를 반박했다. 최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 실시한 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중 자유통일당 지지율이 5.9%까지 나왔다는 것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윤 대통령 40년 지기인 석동현 비례 2번 후보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국민의힘은 자유통일당에 비례표를 찍으면 죽은 표가 된다고 왜곡하는 것을 삼가주기 바란다”며 “국민의힘이 보수우파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긴 점을 직시하고 보수의 빅텐트 아래 모든 우파세력이 연대해 좌파의 공세로부터 윤석열 정부를 지키자고 호소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통일당은 최근 ‘윤 대통령 지키기’를 총선 전략으로 삼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범국민대회’에 나서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당내에서 윤 대통령의 탈당 요구까지 나온에 대해 실망한 보수 표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통일당 고문인 전광훈 목사는 전날 SNS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할 우파정권은 지금 전무하다”며 “중도 발언에 스스로를 옭아매 결국 대통령 탄핵까지의 설계가 완료됐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자유통일당이 특정계층에 대한 혐오 정서와 막말성 발언으로 표심을 모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박진재 자유통일당 대구 북갑 후보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강압적으로 체포·억류·검문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 목사는 전날 유튜브채널 ‘HEP방송’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간첩이라고 말했지 않느냐. USB 넘겨준 것이 결정적인 간첩”이라며 “김대중(전 대통령)도 간첩이고 다 간첩인데 노무현(전 대통령)은 조금 다르다. (미국에 가서) 전향하고 돌아와서 FTA도 하고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했다가 완전히 노사모한테 그냥 묵사발이 된 거다. 그래서 자살한 것”이라고 말했다.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오전 서울 여의동주민센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이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오전 서울 여의동주민센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이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미래는 자유통일당을 겨냥해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강세원 국민의미래 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사전투표를 전후해 국민의미래에 투표하면 그 표는 사표가 되므로, 다른 보수성향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허위 사실이 SNS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국민의미래는 빠른 시일 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자유통일당 지지자들은 SNS상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설명하는 척하며 “현재의 비례투표제에서는 국힘(국민의힘)으로 비례대표를 찍어도 국힘이 지역구 의석 수가 많이 나오면 그만큼 (비례대표 의석 수가) 차감이 되게 돼있다. 지역구는 2번 국민의힘, 비례대표는 8번 자유통일당으로 찍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역구 의석 수가 몇개든 별개 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의석수에는 영향이 없다. 오직 득표율에 따라 의석 수를 분배 받는 것이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입장에서는 자유통일당이 보수층의 표를 잠식하는 것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유통일당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3% 이상을 득표하면 그만큼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석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구에서 자유통일당 후보들이 선전할 경우 격전지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 한 국민의미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보수의 정통 정당은 국민의미래라는 식의 홍보를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인요한 선대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것도 극우 표심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MBC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굉장히 인간적이고 대통령 비판할 거는 딱 하나밖에 없다. 정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김 여사에 대해서는 “뉴욕에서 4년 살았는데 마피아 조직도 아이하고 그 집안 부인하고는 안 건드린다”며 ”다 지나간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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