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에 급기야 칼 빼든 머스크…“테슬라 인력 10% 감원”

권재현 기자

베글리노 수석 부사장 포함 1만4000여명 해고 결정

전기차 시장 침체 속 실적 악화…주가 5.59% 급락

테슬라 독일 공장으로 출근하는 직원들. AP 연합뉴스

테슬라 독일 공장으로 출근하는 직원들. A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인력 10% 이상 감축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비야디(BYD)·샤오미 등 중국 전기차의 약진 등에 따른 업체 간 경쟁 심화와 세계 시장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테슬라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조직을 자세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전체 직원 수는 14만473명으로,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불어난 상태였다. 이를 기준으로 이번에 해고되는 인원은 1만4000여명 수준이 될 것으로 미 언론은 예상했다.

이번 감원 대상에는 고위 임원급도 포함됐다. 드루 배글리노 수석 부사장과 공공정책·사업개발 부문 부사장 로한 파텔 등이 테슬라를 떠나기로 했다.

테슬라의 이번 인력 감축은 최근 부진한 판매 실적과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달 초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1분기 인도량(38만6810대)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나 줄어든 수치다. 테슬라의 분기 인도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역성장에 급기야 칼 빼든 머스크…“테슬라 인력 10% 감원”

전기차 시장은 지금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져 있다. 침체의 터널에서 나올 때까지 버텨내야 하는 일이 업계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문제는 누구도 그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형국이다.

이는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 감소로 고전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국의 자동차 정보 사이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26만9000여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2.6%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비하면 7.3% 감소했다. 테슬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초 약 62%에서 현재 51%로 낮아진 상태다.

반면, 후발주자인 포드자동차의 전기차 1분기 판매 대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86%나 늘어나면서 2만대를 넘어섰다.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4.2%에서 7.4%로 상승하면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포드 외에도 리비안(59%), 현대차(57%), 메르세데스 벤츠(67%), BMW(63%), 기아(63%) 등이 판매 대수를 크게 늘리면서 테슬라의 점유율을 낮췄다.

세계로 눈길을 돌리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중국 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에 6.7%로 집계됐다. 중국 내 소비 부진과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로 지난해 1분기의 10.5%에서 많이 감소한 셈이다. 중국 현지 경쟁업체인 비야디, 니오, 샤오펑, 리오토, 화웨이 등이 저가 모델부터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맹렬히 추격 중이다.

특히 테슬라는 내연기관차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결국 감원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이날 대규모 인력 감축 소식이 알려지자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5.59% 하락한 161.48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35%가량 떨어진 상태다. 오는 23일 테슬라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 시장은 또 한 번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모델 X. AP 연합뉴스

테슬라 모델 X.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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