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서 암 유발 물질 튀어나온다고?…원인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

이정호 기자

스웨덴 연구진, 국제학술지에 연구 발표

바다 물보라 속 ‘PFAS’가 대기로 방출돼

스웨덴 연구진이 바다에서 일어나는 파도 때문에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인 ‘PFAS’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진에서처럼 파도가 부서지며 생기는 작은 물방울, 즉 에어로졸에 PFAS가 담겨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홈페이지 캡처

스웨덴 연구진이 바다에서 일어나는 파도 때문에 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인 ‘PFAS’가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진에서처럼 파도가 부서지며 생기는 작은 물방울, 즉 에어로졸에 PFAS가 담겨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홈페이지 캡처

인간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바다로 흘러 들어간 특정 화학물질이 파도가 칠 때 생기는 물보라와 함께 대기로 방출돼 인간에게 암이나 간 기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안가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지구물리학회 등 과학계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대서양 현장 실험 결과, 바다에서 나오는 미세한 물방울 때문에 대기 중으로 ‘과불화화합물(PFAS)’이 다량 방출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PFAS는 음식이 포장재나 조리기구에 달라붙는 걸 방지하고, 옷과 카펫에 얼룩이 묻지 않게 하는 물질이다. 코팅 용도로 많이 쓰인다는 뜻이다. 화학적으로는 탄소와 불소가 결합해 만들어진다.

PFAS의 가장 큰 문제는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 쓴 소비재에 묻어 있던 PFAS가 쓰레기 형태로 버려지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지구에 남는다. PFAS가 인간의 몸에 누적되면 간 기능 장애와 암 등이 유발될 수 있다.

PFAS는 인간이 사는 도시에서 시작해 강을 거쳐 바다로 흘러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바다는 PFAS가 모이는 일종의 저수지가 된다.

연구진은 바닷속에 있던 PFAS가 파도 등으로 수면에 물보라가 칠 때 대기로 방출된다고 설명했다. 물보라를 이루는 작고 가벼운 물방울, 즉 ‘에어로졸’이 PFAS를 품고 물 밖으로 나왔다가 터지면서 PFAS를 대기에 뱉어낸다는 것이다.

연구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더니 이렇게 바닷속에서 대기로 방출되는 PFAS 양은 막대했다. PFAS 종류 중 하나인 과불화옥탄산(PFOA)은 매년 약 49t, 과불화옥탄술폰산(PFOS)은 매년 약 26t이 대기로 방출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배출량이 인간이 제조업을 통해 배출하는 양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해양에서 배출되는 PFAS의 15~30%가 육지로 수송돼 퇴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PFAS에 더 많이 노출되는 육지는 바다에서 먼 내륙보다는 해안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PFAS가 해안의 토양과 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해안에 사는 인간에게 일으킬 문제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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