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에게
1998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언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시인에게 ‘백지’는 부유하듯 유랑하는 말들이 모여 시가 빚어지는 장소이자, 닿을 수 없는 태초와 영원을 포착하는 유일한 공간이다. 홀로 백지 앞에 앉아 나지막이 읊조리듯 전하는 시인의 일상과 진솔한 고백이 짙게 담긴 시집이다. 민음사. 1만원
로드킬
SF작가 아밀의 첫 소설집. 2020년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작 ‘라비’를 포함해 6편의 단편 수록. 미래사회 보호소에 양육되며 결혼을 기다려야 하는 소녀들, 현대문명에 둘러싸인 소수민족 거주지의 마지막 샤먼 등 다채로운 세계 속 강자의 억압에 맞서는 인물들을 그린다. 비채. 1만3800원
세상의 끝
포르투갈 작가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의 장편소설. 식민지 전쟁을 겪은 젊은이의 경험이 집약돼 있는 한 편의 서사시 같은 소설로, 전쟁에서 돌아온 남자가 우연히 만난 여자를 상대로 앙골라에서 보낸 27개월과 자신의 삶에 대한 긴 이야기를 하룻밤 동안 이어간다. 김용재 옮김, 봄날의책. 1만5000원
스카이라이트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조제 사라마구가 1953년 쓴 초기작이자 사후인 2011년 발표된 유고작이다. 1952년 포르투갈 리스본을 배경으로 허물어져가는 임대아파트 주민들로 이뤄진 소우주를 그린다. 문학적으로 천착한 모든 테마가 들어 있는 사라마구 문학의 지도 같은 책이다. 김승욱 옮김. 해냄. 1만7500원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중국 추리소설계의 대신(大神)으로 불리는 작가 쯔진천의 장편소설이다. 수입이 낮은 2인조 강도단이 범죄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고민하다가 최후의 목표를 설정한다. 집에 현금을 쌓아두고 털려도 신고할 수 없는 최적의 목표, 바로 부패 공무원의 뇌물이다. 박소정 옮김, 한스미디어. 1만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