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파오차이를 가르는 ‘감칠맛’

허진무 기자
[책과 삶] 김치와 파오차이를 가르는 ‘감칠맛’

한국음식문화사
구도영·정연식·박채린·정희정·정혜경·차경희·박유미 지음
동북아역사재단|433쪽|3만8000원

한국인은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어야 비로소 나이 한 살을 먹는다고 믿었다. 다른 사람과 인사할 때는 ‘밥 먹었느냐’고 묻는다. ‘금강산도 식후경’ ‘그 나물에 그 밥’ ‘죽도 밥도 안 된다’를 비롯해 음식에 대한 속담도 많다. 한국의 음식에는 한국의 사회, 경제, 역사, 환경과 정체성이 담겼다.

동북아역사재단은 <한국음식문화사>에서 동아시아 문화의 교류 속에서 한국이 고유한 음식문화를 형성한 역사를 되짚어본다. 향후 5년간 주제별로 발간하는 ‘한국 문화 연구 학술총서’의 첫번째 책이다. 밥, 김치, 국물문화, 나물문화, 육식문화, 장(醬)문화, 약재문화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글을 모았다. 사진과 그림도 풍부하게 담았다.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선 한국 전통문화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이 확산했다. 시비가 걸린 대표적인 음식은 김치다. 중국의 채소 절임인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을 받자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김치 종주국’ 논쟁을 일으켰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사료를 두루 살펴 김치의 고유성을 확인한다. 채소 절임 음식은 ‘단순 절임’에서 ‘발효 절임’ 단계로 넘어가며 한국과 중국이 각자 뚜렷한 특징을 띠기 시작했다. 중국의 발효는 신맛을, 한국의 발효는 감칠맛을 지향했다. 한국은 중국과 달리 ‘가미 발효’와 ‘복합 발효’ 단계를 거치며 젓갈과 양념을 넣어 삭힌 ‘발효음식’으로 발전했다. 현재 빨간 김치의 모습은 임진왜란 시기 고추가 한국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음식문화는 어느 시기 한 번에 완성품으로 만들어지고 현재까지 같은 형태로 존속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 속에서 주변과 교류하며 변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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