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권합니다···‘중쇄를 찍자!’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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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일본드라마 <중쇄를 찍자!>의 한 장면. 만화잡지 ‘바이브스’의 신입 편집자인 주인공 구로사와 고코로(구로키 하루)가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왓챠 제공

일본드라마 <중쇄를 찍자!>의 한 장면. 만화잡지 ‘바이브스’의 신입 편집자인 주인공 구로사와 고코로(구로키 하루)가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왓챠 제공

‘나는 무얼 위해 일하고 있나’ 하는 질문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보람도 재미도 없이 그저 관성에 따라 일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에서 제공하는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2016)입니다.

<중쇄를 찍자!>는 대형 출판사 ‘흥도관’의 만화 주간지 ‘바이브스’에서 일하는 편집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구로사와 고코로(구로키 하루)는 촉망받는 유도선수였지만 부상을 입고 운동을 그만둡니다. 이후 만화에 대한 사랑을 동력삼아 바이브스의 신입 편집자가 됩니다. 총 10부작인 드라마는 고코로가 편집자로서 성장해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일본 출판업계 현실에 대한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잡지를 만드는 과정을 성실하게 보여줍니다.

드라마 원제인 ‘중판출래(重版出來)’는 초판을 모두 소진하고 중판 혹은 중쇄를 찍어내는 것을 뜻하는 업계 용어입니다. 출판업계 종사자들에겐 너무나도 외치고 싶은, 꿈같은 단어지요. 책과 잡지를 찾는 독자가 줄어드는 상황은 ‘출판대국’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100년 역사를 지닌 서점이 문을 닫고, 판매가 저조한 잡지는 폐간되기도 합니다.

초판을 모두 소진하고 중판 혹은 중쇄를 찍어낸다는 뜻의 ‘중판출래’는 출판업계 종사자들의 꿈이다. 왓챠 제공

초판을 모두 소진하고 중판 혹은 중쇄를 찍어낸다는 뜻의 ‘중판출래’는 출판업계 종사자들의 꿈이다. 왓챠 제공

그런 가운데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중판출래’를 위해 전력을 다합니다. 한 권의 만화 잡지, 만화책이 독자와 만나기까지 필요한 것은 만화가와 편집자만이 아닙니다. 데뷔를 꿈꾸며 훈련하는 만화가 문하생, 최고의 판매 전략을 궁리하는 영업사원, 좋은 책이 묻히지 않도록 노력하는 서점 직원들까지. 드라마는 일터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조명을 비춥니다.

시대에 밀려 사라지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럼에도 온힘을 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해 무기력해진 직장인,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딛은 신입사원 등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볼 수 있습니다. 책이나 잡지와 같은 올드미디어에 대한 향수는 덤입니다.

‘바이브스’의 편집자들이 신인 만화가의 단행본 표지를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있다. 편집자들은 작가들의 작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왓챠 제공

‘바이브스’의 편집자들이 신인 만화가의 단행본 표지를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있다. 편집자들은 작가들의 작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왓챠 제공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고코로의 활짝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반칙 없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등장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합니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얼굴들도 볼 수 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로 잘 알려진 마쓰시게 유타카가 편집장 와다를 연기합니다. 부편집장 이오키베 역을 맡은 오다기리 조도 호연합니다.단, 일본 드라마 특유의 과장된 캐릭터와 연기, 매회 배우의 입을 통해 직접 전달되는 교훈형 메시지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마침 지난달 29일 <중쇄를 찍자!>의 리메이크작 <오늘의 웹툰>이 SBS에서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만화 잡지나 만화책보다 웹툰 시장이 활발한 한국 상황에 맞춰 웹툰회사로 배경을 바꿨습니다.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습니다.

광대 승천 지수 ★★★★★ / ‘인간 비타민’ 주인공

코끝 찡 지수 ★★★ / 웃음 뒤엔 눈물 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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