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 제기 유튜브 채널이 KBS에 소송···“사과도 인정도 없었다”

최민지 기자
유튜브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의 크리에이터 혜민이 19일 KBS 측에 법적 대응에 나선 사실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튜브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의 크리에이터 혜민이 19일 KBS 측에 법적 대응에 나선 사실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유튜브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요즘사)이 KBS 예능 <요즘 것들이 수상해>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베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요즘사’ 측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에 ‘KBS를 상대로 소송을 결정한 이유’라는 영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요즘사’ 크리에이터 이혜민씨는 이 영상에서 “처음부터 법적 대응까지 고려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뒤 자신들의 두 가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송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내고 KBS와 프로그램 CP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및 신용회복 조치를 청구했다.

이씨는 영상에서 “처음부터 요구했던 것은 딱 두 가지였다”며 “KBS의 <요즘 것들이 수상해> 프로그램이 기획부터 디자인, 섭외 등 제작 전반에 있어 ‘요즘사’를 상당 부분 참고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미리 허락을 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지금까지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고, 조정과 협의를 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KBS 측은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말만 반복하고 뒤에서는 제가 연락을 피한다는 루머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요즘사’는 5월 시작된 KBS의 새 예능 프로그램 <요즘 것들이 수상해>가 자신들의 콘텐츠를 베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요즘사’는 MZ세대들의 일과 창업, 라이프 스타일 등을 다루는 채널이다. <요즘 것들이 수상해>는 ‘자신만의 꽃길을 찾아 나선 수상한 요즘 것들 관찰일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으로 역시 MZ세대들의 일상과 라이프 스타일 등을 조명했다.

KBS 측은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제작진은 입장문을 통해 “저희 방송을 통해 표현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저희 제작진에 속한 수많은 스태프의 끈질긴 취재와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진 고유의 창작물”이라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의 온라인 시청자 게시판에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는 등 논란이 계속됐고 방송은 지난 12일 방송 12회차 만에 막을 내렸다.

‘요즘사’ 측은 “적지 않은 소송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어려워 보이는 싸움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사례를 남기기 위해서”라며 “개인이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방송국이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송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했고 올드미디어를 상대로 뉴미디어가 법적 대응을 하는 사례를 만들어보기로 했다”고도 했다.

KBS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표명한 입장과 달라진 점은 없다”며 “내부 검토를 거쳐 차분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이 유튜브 채널 등 뉴미디어 콘텐츠를 표절했다는 의혹 제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에는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가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를 베꼈다는 지적을 받고 사과했다. 그러나 ‘요즘사’처럼 거대 방송사를 상대로 표절을 주장한 뉴미디어 매체가 소송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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