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 타보니…너, 미래에서 왔구나

고영득 기자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 타보니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 타보니…너, 미래에서 왔구나

얼굴로 문 열고 지문으로 시동 걸고…슈퍼카 안 부러운 속도감

내연기관 차량만 몰다 전기차를 처음 탔을 때 가장 낯선 것이 시동 버튼이다. 엔진음이 없으니 시동이 걸렸는지 몰라 재차 버튼을 누르기 일쑤다. 불이 들어온 계기판이 출발 신호를 알린다. 그래서 전기차 시동 버튼은 ‘전원 버튼’이라고도 한다.

최근 스타필드 하남에서 만난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첫인상은 남달랐다. 전원을 넣는 순간 플로팅 콘솔에 박혀 있는 유리구슬 같은 게 빙글 돌더니 변속 조작계가 나타났다. 시동 걸기 전 무드등 역할을 하는 전자 변속기 ‘크리스털 스피어’다.

플랫폼(E-GMP)이 동일한 아이오닉 5(현대차), EV6(기아)에는 없는 GV60만의 독창적인 장치다. 미래 모빌리티에 탑승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탑재한 기능이다.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은 지난 9월 GV60 공개 행사에서 “운전자와 교감하는 핵심 기능을 통해 럭셔리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 변속기 ‘크리스털 스피어’

전자 변속기 ‘크리스털 스피어’

차별화된 드라이빙 퍼포먼스

키 없이도 얼굴 인식만으로 차 문을 열고 잠글 수 있는 기능(페이스 커넥트)도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교감 콘셉트다. 얼굴 등록과 인식은 B필러에 장착된 조그만 카메라로 진행한다. 얼굴을 등록하고 문 손잡이를 건든 뒤 카메라를 응시하니 차 문이 열렸다. 얼굴 인식 속도는 빨랐다. 근적외선 방식 카메라와 딥러닝 기반의 영상 인식 기술을 접목해 궂은 날씨나 야간에도, 모자를 써도 얼굴을 인식한다. 눈, 코, 입이 보여야 하기에 마스크는 벗어야 한다. 선글라스를 써도 인식하지 못한다.

지문 인증만으로 시동을 걸 수 있다. 등록은 쉬웠다. 스마트폰에 지문을 등록할 때처럼 전자 변속기 위에 있는 센서에 손가락을 붙였다 떼기를 수차례 반복하면 된다. 지문을 인식시키자 계기판에 시동을 걸 수 있다는 메시지가 떴고 시동 버튼을 눌렀다.

안락함보다 역동성에 주력
주행 거리·내부 공간은 아쉬워

이날 시승한 차량은 사륜구동인 퍼포먼스 모델로 전륜과 후륜에 각각 160㎾ 모터를 장착해 최고 출력 320㎾(435마력), 최대 토크 605Nm의 성능을 낸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가속력을 자랑했다. 주행 질감은 매끄러웠고, 가속페달을 살짝 밟아도 타이어가 즉각 반응했다. 주행 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로 나뉜다.

퍼포먼스 모델은 핸들에 부스트 버튼도 달고 있다. 주행 모드와 상관없이 부스트를 작동하면 최고 출력이 10초간 360㎾(490마력)까지 증폭되고 4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한다. 고속도로에서 부스트의 성능을 확인해봤다. 핸들이 더욱 묵직해지고 차량은 무섭게 앞으로 치고나갔다. 운전석 시트가 몸을 잡아주기 위해 허리 부위를 조여줬다.

부스터 없이 스포츠 모드로만 속도를 냈는데도 고성능 가솔린 차량을 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컴포트나 에코 모드에서도 가속하는 데 힘을 들이지 않았다. 반환점인 가평의 한 카페로 향하면서 굽은 도로를 마주쳤는데 노면과 주행 상황에 따라 바퀴 구동력을 알맞게 배분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덕분인지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드미러(OLED 모니터)는 차량 안에 들어와 있다. 기존 차량 밖 사이드미러 자리는 후측방 상황을 실내 모니터로 전송하는 카메라가 차지했다. 모니터는 차선을 바꿀 때 빨간색과 주황색 선으로 차간 거리를 알기 쉽게 표시해줬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선명한 화면으로 넓은 후방 시야각을 제공하지만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듯했다. 증강현실(AR)을 적용한 내비게이션은 갈림길이 가까워지면 실시간 도로 모습을 보여주며 방향을 알려줬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함께 다양한 주행 사운드도 갖춰 운전에 재미를 더한다. 세계적인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고급스러움을 배가시킨다.

지금 계약하면 1년 기다려야

제네시스가 밝힌 GV60 퍼포먼스 모델의 복합전비는 4.1㎞/kWh다. 이날 약 78㎞를 달렸고 배터리는 17% 소모했다. 3㎞가량을 스포츠 모드로 달리면서 부스트를 세 차례 작동할 때 말고는 대부분 컴포트 모드로 주행했다. 강력한 성능 대비 주행거리 수준은 미흡하다. 퍼포먼스 모델은 완충 후 368㎞까지 달릴 수 있다. 스탠더드 후륜구동 모델(451㎞)과 비교하면 83㎞나 차이가 난다.

GV60는 럭셔리 브랜드로 웅장함을 강조하던 기존 제네시스 모델의 틀을 깬 쿠페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이다. 안락함보다는 역동성에 초점을 맞춘 게 역력했다. 휠베이스(2900㎜)는 아이오닉 5보다 100㎜ 짧다. 뒷좌석도 아이오닉 5나 EV6보다 좁은 편이다.

최상위 모델에 풀 옵션을 장착한 시승 차량의 가격은 8800만원에 육박한다.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 기준으로 약 7780만원이 든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때문에 지금 계약해도 1년가량 지나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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