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상 가장 빠른 차 ‘EV6 GT’ 밟아보니…속도 원하면 최고 가성비

박순봉 기자
기아 EV6 GT  기아 제공

기아 EV6 GT 기아 제공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EV6 GT’의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마치 비행기 이륙이 연상됐다. ‘위이이잉’하면서 차 뒤쪽에서 울리는 전기모터 소리가 비행기 이륙 가속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줬다. 순식간에 상체가 뒤로 젖혀지며 앞으로 튀어나가는 가속력은 마치 차가 하늘로 솟아오를 것 같은 기분마저 들게 했다.

기아 EV6 GT

기아 EV6 GT

기아가 밝힌 ‘EV6 GT’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5초다. 한국 역사상 가장 빠른 차다. 7000만원 초반에 고성능 BMW M 시리즈 수준의 속도를 자랑한다. 속도와 운전 재미를 원한다면 현존하는 가장 가성비가 높은 차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21~23일 2박3일간 EV6 GT를 약 160㎞ 운전해봤다. 서울 마포, 목동, 광화문 등 도심에서 약 60㎞를 주행했고, 서울 도심에서 영종도까지 왕복으로 약 100㎞를 달렸다.

기아 EV6 GT

기아 EV6 GT

기아 EV6 GT

기아 EV6 GT

가속력을 강조한 고성능 차답게 시트부터 양쪽 갈비뼈를 감싸 안아준다. 드라이브 모드는 총 4개로 에코, 노멀, 스포츠, GT 모드가 있다. 에코부터 노멀까지 3단계는 스티어링 휠(운전대) 왼쪽에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눌러서 조작할 수 있다. GT 모드는 운전대 오른쪽에 있는 별도의 버튼을 눌러서 작동케 차별화했다. 모드별로 디스플레이가 변하고, 엠비언트 라이트(무드등) 색까지 달라진다. 전혀 다른 차를 운전하는 기분을 준다.

가속력은 일반도로에선 과하다 싶을 정도다. 에코모드로도 시내 주행은 차고 넘친다. 전기모터가 초반 가속과 응답력이 좋기 때문에 부족함이 없다. 고속도로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전혀 다른 차처럼 바뀐다.

GT 모드로 전환하면 제로백 3.5초가 과장이 아님을 체감할 수 있다. EV6 GT의 최고출력은 430kW(585마력), 최대토크는 740Nm(75.5kgf·m)나 된다. 최고속도는 시속 260㎞로 제한된다. 동력성능만 놓고 비교하면 각각 530마력에 76.5kg·m를 내는 V8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의 BMW ‘뉴 M850i’와 비슷하다. 뉴 M850i의 제로백은 3.9초, 가격은 1억4000만원 정도다.

‘웅웅’거리는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음속을 가르는 듯한 ‘위이이잉’하는 전기모터 소리도 예상보다 매력적이다. 일반 모델인 EV6보다 고속 주행에서 훨씬 더 안정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다른 전기차를 타면 아래에 깔린 배터리 때문인지 종종 뒤뚱거리는 움직임을 내곤 했는데, EV6 GT에선 느끼지 못했다. 도로에 붙어가는 듯한 느낌이 안정적이었다.

단점은 주행거리다. 90% 충전 상태에서 에코 모드로 주행거리가 약 305㎞로, 서울에서 대구까지 갈 정도 거리다. GT 모드로 전환하면 10% 정도 주행 거리가 줄어든다. 두꺼운 운전대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GT의 운전대는 EV6와 같은 두께와 모양이었다. 운전대가 두꺼워서 손에 감기는 느낌이 부족하고 민첩하게 움직이기 불편했다.

기아는 이날 EV6 GT가 독일 3대 자동차 매거진 중 하나인 ‘아우토모토 운트 슈포트(AMS)’가 진행한 비교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었다고 밝혔다. AMS는 EV6 GT와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50을 비교했다.

EV6 GT는 바디·안전성·편의·파워트레인·주행거동·환경·경제성 등 7가지 평가 항목 중에서 편의를 뺀 6개에서 Q4 e-트론을 앞섰다. AMS가 테스트한 제로백 수치로는 Q4 e-트론은 6.3초, EV6 GT 라인은 5.1초가 나왔다. AMS는 “EV6 GT-라인은 모두의 주목을 받을 만한 뛰어난 차”라며 “더 강력하고, 더 빠르고, 더 경제적이며 더 멀리 가는 이 차의 특징은 운전자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EV6 GT는 향후 고성능 전기차 경쟁에서 현대차그룹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EV6 GT 같은 고성능 모델을 통해서 기아가 전기차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는 랜드마크로 삼을 수 있고, 차기 모델을 개발할 때 견인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며 “대중차를 만든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N브랜드, EV6 GT 라인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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