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 수출량, 9000% 늘어난 나라 있다···1년새 김 수입국 1위로

고영득 기자

한국이 중국을 제치고 남아리카공화국의 김 수입국 1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9000%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고, 한국 음식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점유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코트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무역관에 따르면 남아공은 올해 상반기 한국산 김을 10만2000달러(약 1억1500만원)어치 수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입액이 9184%나 증가한 것으로, 올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 한 해 수입액(1만달러)의 10배를 넘어섰다. 전체 수입 김 시장에서 한국은 43%를 점유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네덜란드(5만6000달러), 3위는 중국(3만8000달러)이었다. 지난해엔 중국산 김이 7만4000달러를 기록, 수입시장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중국산 김의 증가율은 전년 대비 428%였고, 올 상반기엔 24% 성장하는 데 그쳤다. 김은 다른 무역품보다 단가가 저렴하지만, 900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코트라는 평가했다.

한국 김의 급성장은 최근 남아공에서 ‘웰빙’ 식품, 특히 아시아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0년간 웰빙 붐에 맞춰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음식점들이 여럿 들어섰고 비빔밥과 된장, 고추장은 아프리카 음식 추천 사이트(Eatout)에서 선정한 ‘2017 음식 트렌드 10’에 포함되기도 했다.

아시아 음식 가운데 성장이 두드러진 초밥(스시)이 현지인들의 한국 김 구매력을 끌어올렸다. 초밥 전문 레스토랑은 10년 전만 해도 남아공 내 30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대도시인 요하네스버그와 프레토리아에만 150개 이상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초밥과 비슷한 김밥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고 날 생선을 싫어하는 이들이 초밥 대신 김밥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밥과 김밥이 인기를 끌면서 식당에 가지 않더라도 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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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남아공 사람들에게 김을 포함한 해조류는 알약으로 먹을 수 있는 영양제 성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식재료에도 널리 쓰이고 조미김이 스낵으로 판매될 정도로 김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코트라는 설명했다. 한국 식료품점에서만 볼 수 있던 김밥용 김과 조미김은 현재 대형 유통체인 ‘울워스’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지난 5월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식음료전시회에 참가했던 국내 김 제조업체 측은 “바이어들이 김자반이나 조미김보다는 김밥용 김에 관심을 보였고, 조미김의 경우 고추냉이 맛 등 향이 첨가된 제품에 눈길을 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남아공 경기가 아직 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김의 맛보다는 가격 얘기가 가장 많이 오갔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에서 김 시장은 아직 규모가 작고 걸음마를 뗀 단계로 평가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아직은 현지 바이어들이 맛있는 김보다는 저렴한 제품을 찾는다”면서 “식품은 유통기한이 중요한 만큼 한국과 남아공 계절이 반대라는 점도 수출업체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김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한 2억6900만달러(약 3000억원)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 실적만 보면 수산물 분야에서 참치를 밀어내며 1위에 올랐고, 식품 중에서는 궐련(담배)에 이어 2위였다. 수출 대상국도 97개국으로 늘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실적이 연간 5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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