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상반기 투자 4조원으로 증액

최기영 장관과 긴급 화상간담회

5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영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원격으로 코로나19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코로나19 극복’ 상생방안 발표
당초보다 1조3000억원 늘리기로
소상공인·자영업자 통신료 감면
유통점·협력사엔 운영자금 지원

통신 3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 투자금액을 2조7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증액한다. 수입이 급감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통신요금 감면도 시행한다.

또 각 통신사별로 전국 유통망과 네트워크 협력사 등을 재정 지원하는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일 코로나19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최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는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당초 2조7000억원으로 계획된 올 상반기 투자금액을 50%가량 증가한 4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통신 3사는 매년 상반기 장비·단말기 조달 등과 관련해 투자계획을 수립한 뒤 하반기에 사업을 발주해 계약을 체결한다. 이번에는 사태의 시급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투자 시기를 앞당긴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이번 투자는 5G 가입자들이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지하철, 백화점, 쇼핑몰, 대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통신요금을 감면하는 한편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피해를 겪고 있는 유통점에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통신 3사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휴업 등 경제적 피해가 집중된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이용료 감면을 추진한다.

이동전화 가입자 감소로 매출이 줄어든 중소 유통점을 돕기 위해 단말기 외상구입에 대한 채권 연장(이자 유예)과 판매 목표량 하향 조정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 있는 유통점에 대해서는 판매 목표량은 하향하되 장려금 수준은 유지해 영업이익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날 통신 3사는 일제히 전국 유통망과 네트워크 협력사 등을 상대로 한 지원방안도 발표했다. 총 1130억원 규모의 지원대책을 내놓은 SK텔레콤은 전국 750여개 유통점에 3월 말 지급 예정이던 인센티브 350억원을 지난 4일 미리 전달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전국 각지를 돌며 네트워크 인프라를 관리하는 140여개 업체에는 230억원의 공사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KT는 유통점의 휴대전화 매입대금 241억원의 결제기한을 연장하는 등 총 1040억원 상당의 지원책을 내놨다. LG유플러스도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에 대해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 총 850억원 규모의 상생방안을 마련했다. 통신 3사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일선 유통점에 방역·위생 물품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해 민생 여건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이때 통신망 투자 조기 확대와 소상공인 지원방안은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를 회복하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가 피해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 장관과 통신 3사 CEO의 간담회는 대면접촉 최소화를 위해 영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