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로봇 도입, 제조업·단순반복 업무 노동 수요에 부정적 영향”

이윤주 기자

근로자 1000명당 로봇 1대가 늘어난 지역에서 제조업 구인 증가율이 2.9%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용 로봇 도입이 제조업과 단순 반복 업무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다.

김혜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5일 ‘로봇이 노동수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로봇 도입 증가는 로봇으로 대체하기 쉬운 업무 프로세스가 많은 업종 및 직종에서 노동수요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 기준 한국의 근로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대수를 나타내는 로봇 밀집도는 774대로 싱가포르(831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2010∼2019년 한국고용정보원 워크넷의 기업 구인정보 자료와 국제로봇협회의 산업용 로봇 도입 통계자료를 토대로 이 기간 로봇이 많이 늘어난 지역과 늘어나지 않은 지역의 노동수요 차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근로자 1000명당 로봇 1대가 늘어난 지역은 로봇 대수 변화가 없는 지역보다 제조업의 구인인원 증가율이 2.9%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계측업무나 반복적 기계 조립·조작 등 단순 업무의 구인인원 증가율도 2.8%포인트 낮아졌다.

2010∼2019년 중 근로자 1000명당 제조업의 로봇 대수는 평균 34대 늘었다. 특히 자동차와 전기·전자 업종의 로봇 도입이 활발해 두 업종에서 각 190대, 179대 증가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로봇과 노동 간 대체성은 앞으로 로봇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업종 및 직종을 세분화하지 않고 전체 산업과 전체 직종을 대상으로 분석해보면 로봇 도입이 지역의 노동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로봇 도입이 많이 늘어난 지역에서 로봇이 업무를 대체하는 효과(대체효과)와 자동화가 불가능한 업무의 노동수요가 증가하는 효과(생산성효과)가 서로 동시에 발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부연구위원은 “로봇과 노동 간 대체성이 강화되는 것은 거스르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직업훈련 확대, 재교육, 교육체제 정비 등을 통해 기존 근로자와 신규 근로자의 업무처리 능력과 숙련도를 높여 노동생산성이 제고되도록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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