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중숙련 일자리’ 줄어…한은 “일자리 양극화 앞으로도 계속”

이윤주 기자

자동화로 대체 때 비용절감 크고

고숙련자보다 재택근무 어려워

저숙련 일자리는 이례적 증가

“직업훈련·사회안전망 강화를”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무·판매·조립 같은 ‘중숙련 일자리’ 분야에서 취업자 수가 크게 줄고, 임금상승률도 가장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배달 같은 저숙련 일자리는 코로나 국면에서 이례적으로 큰 폭 늘었다.

앞으로도 중숙련 일자리가 줄어드는 ‘일자리 양극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직업훈련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고용 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4분기의 취업자 수 증감률을 따져봤을 때 고숙련, 저숙련 일자리는 각각 0.5%, 3.9% 증가한 반면, 중숙련 일자리는 1.7% 감소했다.

추상적 업무 비중이 높은 관리자와 전문가는 고숙련, 반복적 업무가 많은 사무·판매·기능원·조립원 등은 중숙련으로 분류된다. 육체노동 비중이 높은 서비스·농림어업·단순노무 등은 저숙련 일자리로 구분된다.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차장은 “중숙련 일자리의 경우 기업들이 자동화로 대체하기가 용이하고, 비용 절감의 편익도 크기 때문에 고용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업종별 취업자 수 변화를 봤을 때는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수(-9.0%)로 가장 크게 줄었고, 공공행정(9.2%), 보건복지(15.5%) 등은 크게 늘었다.

중숙련 일자리의 경우 재택근무가 여의치 않다는 점도 일자리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재택가능 지수’는 중숙련 일자리의 경우 0.22로, 고숙련 일자리(0.62)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앞으로도 자동화 대체, 비대면 생활방식 등이 이어지며 중숙련 일자리는 장기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택배·배달 같은 저숙련 일자리는 비대면 생활방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경기 침체에 저숙련 일자리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숙련 종사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2017~2019년 평균과 비교해 4.3% 줄었다. 고숙련(-2.3%), 저숙련(-3.5%) 종사자보다 하락폭이 컸다. 보고서는 “임금 양극화 현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기업의 노동수요가 감소한 것이 중숙련 종사자의 임금상승률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고용 재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시장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도록 직업훈련 정책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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