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인플레 공포 진정될까? 국제유가 3월 첫 두자릿수

이윤주 기자
유가·인플레 공포 진정될까? 국제유가 3월 첫 두자릿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3월 들어 처음 두자릿수 가격대로 내려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 기대와 중국발 원유 수요 감소 전망 때문이다. 고유가 및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우려도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전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제유가가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일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인도분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6.4%(6.57달러) 떨어진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였던 지난 8일 배럴당 123.70달러에서 일주일 만에 20% 이상 하락한 것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99.91달러로 거래를 마쳐 3주 만에 100달러 아래에서 마감했다.

러시아가 전날부터 우크라이나와 평화회담을 재개해 시장의 공포를 다소 진정시킨 데다, 이번주 들어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봉쇄 조치에 나선 것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가 전면 봉쇄되고 ‘경제수도’인 상하이도 준봉쇄 수준으로 방역을 강화해 원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을 키우고 있다.

석유수출기구(OPE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심각하게 둔화하고 원유 수요도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OPEC의 월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는 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세계적 인플레이션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일어난 공급망 병목 현상도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상황이 너무 유동적이어서 그 영향에 대한 수치를 정확하게 제시할 수 없다며 원유 수요와 공급,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치를 새로 내놓지 않았다.

여기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부터 이틀간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금리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라는 점도 유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이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 조치 이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이 거론된 점도 국제유가를 안정시켰다.

시장이 일단 한숨 돌리게 됐지만 마음을 놓기는 이르다. 전쟁 상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갈수록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는 “서방의 제재가 장기화함에 따라 올해 연평균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 108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