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발 ‘강달러’에 묘수 없는 당국

이윤주 기자

환율 요동에도 한은 “심한 편 아냐” 원화 약세 용인 분석

엔화·위안화 동반 약세로 수출 가격경쟁력은 높지 않아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환율을 진정시킬 마땅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하다기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발생한 달러 강세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통제할 수 없는 외생변수라서 대응하기가 어렵다.

지금으로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주는 게 즉효약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의 도시 봉쇄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물가가 꺾일 기미가 없다는 게 문제다.

26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57% 올라 102.33까지 상승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중국의 방역 조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히자 시장에서 위험 회피 경향이 더 짙어지고 있다”며 “최근 환율 움직임을 보면 특히 유럽 시장에서 달러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월말에는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되는데, 이마저도 환율 상승 방어에는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시장은 국내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도 최근 강달러 추세를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지난 25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원화의 절하 폭이 엔화 등 다른 국가 통화와 비교해 심한 편은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환율 움직임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겠지만, 환율을 타깃(목표)으로 삼아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당국이 현재의 환율 수준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국내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주도형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현 상황은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미·중의 수요가 둔화될 경우 수출액이 감소할 수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환율효과까지 겹치면서 수입물가는 더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엔화, 위안화가 동반 약세여서 수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도 맹점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1~20일 무역수지 적자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는데, 이는 달러 수급 측면에서 원화 약세를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 상황과 경상수지 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은 부재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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