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찾고 다중채무 늘고…20대 가계대출 ‘위험 신호’

1금융권 잔액 줄고 2금융권 늘어

3곳 이상 채무도 5000여명 증가

“금리 상승에 빚 부담 급증 가능성”

올해 들어 20대 가계대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제2금융권 대출과 다중채무자는 오히려 증가해 20대 가계대출이 질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대부업을 포함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사람을 뜻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20대의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95조2127억원보다 1462억원(0.2%) 감소한 95조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20대의 은행권 대출이 3개월 사이 68조6541억원에서 68조2349억원으로 4192억원(0.6%) 감소한 영향이다.

이와 달리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의 20대 가계대출 잔액은 3월 말 기준 26조8316억원으로 지난해 말 26조5587억원보다 2729억원(1.0%) 증가했다.

20대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전 연령대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3367억(0.4%)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율도 더 높았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20대 차주들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옮겨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취약 차주가 될 위험이 높은 20대 다중채무자 수도 지난해 말 36만9000여명에서 37만4000여명으로 5000여명 증가했다. 20대 다중채무자의 대출 금액은 3월 말 23조2814억원으로 3개월 전 23조525억원보다 2289억원(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전 연령대 대중채무자 수는 450만2000여명에서 449만7000여명으로 5000여명 감소했으며, 대출 금액도 600조6309억원에서 598조382억원으로 2조5927억원(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 의원은 “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가 회복도 하기 전에 금리가 급격히 올라 사회초년생인 20대 청년의 빚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게 우려된다”며 “청년들의 2금융권 대출과 다중채무를 관리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