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통 공룡도 못 피한 인플레…제조업체로 ‘실적 부진’ 번지나

박채영 기자

타깃·월마트 순이익 급감…비용 부담 속 수요 둔화 직격탄

소비 감소 우려 커지며 뉴욕증시 S&P500 지수도 4% 하락

코스피 2600선 아래로 미국 증시 급락으로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3.64포인트 하락 마감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한수빈 기자

코스피 2600선 아래로 미국 증시 급락으로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33.64포인트 하락 마감한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한수빈 기자

미국의 유통 공룡 ‘타깃’과 ‘월마트’가 비용 부담에 잇따라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고물가로 인한 수요 둔화가 유통업계에서 먼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현지시간) 타깃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4% 오른 25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순이익은 10억1000만달러(주당 2.16달러)로 지난해 21억달러(주당 4.17달러)보다 절반가량 감소했다. 타깃은 올해 영업 마진 예상치도 8%에서 6%로 낮춰잡았다.

미 유통 공룡도 못 피한 인플레…제조업체로 ‘실적 부진’ 번지나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내내 우리는 예상외로 높은 비용과 맞닥뜨려 수익성이 기대치를 밑돌게 됐다”고 밝혔다. 타깃은 연료비가 상승하면서 올 한 해 운송비만 예상치보다 10억달러가 더 들어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에서 타깃은 전날보다 24.93% 떨어진 161.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또 다른 유통 공룡 월마트도 치솟는 비용 부담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월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41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20억5000달러(주당 0.74달러)로 지난해 27억3000달러(주당 0.97달러)에 비해 24.8%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가가 전날 11.38% 떨어지며 1987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월마트는 이날도 6.79% 더 떨어져 12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둔화 영향을 유통주가 가장 먼저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소득이 줄어도 소비는 유지되는 관성이 있어 최근 발표된 4월 미국 소매판매 지표는 견조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소비가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유통주에서 시작됐지만, 향후에는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들도 실적 부진이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유통업체들의 비용 문제가 나타나자,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 깊어졌다”며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가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는 점이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특히 소매 유통업체의 경우 민간소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터라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심각성도 더욱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18일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급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4% 하락하며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3.57%, 4.7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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