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제동에…산업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폭 결정 연기

박상영 기자

산업부·한전 “kWh당 3원 이상”

기재부 “자구노력 미흡” 압박

한전 “경영진 성과급 반납”

인상엔 공감…주 내 결정 예상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로 하는 등 민생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20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서 시민이 전기계량기와 가스계량기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로 하는 등 민생 물가안정 대책을 발표한 다음날인 20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서 시민이 전기계량기와 가스계량기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이 연기됐다.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kWh)당 3원 이상 올리는 안에 기획재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한전의 자구안이 미흡하다는 이유다. 한전은 뒤늦게 경영진의 성과급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양측 모두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함에 따라 이번주 내 인상폭이 결정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20일 한국전력에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당초 산업부는 기재부와 협의해 이날 중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해 한전에 통보하고, 한전은 하루 뒤인 21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었다.

인상폭을 두고 산업부와 기재부의 입장이 조율되지 않으면서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이 미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인상폭을 두고 조정할 부분이 있다”며 “한전이 자구 노력을 통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흡수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데 이번주는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 요금, 기후환경 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발표가 미뤄진 것은 연료비 조정요금이다.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 연료비가 오르거나 내리면 한전은 산업부에 연료비 조정요금 변경안을 제출한다. 한전은 경영난에 직면하자 지난 16일 급등하는 연료비를 요금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상폭을 확대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kWh당 3원 인상만으로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행 전기요금은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비가 오르면 전 분기 대비 최대 kWh당 3원, 연간으로는 kWh당 5원까지 연료비 조정단가를 올릴 수 있다.

한전은 올해 1분기에만 이미 사상 최대인 7조7869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연간 적자 규모는 30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산업부도 인상폭 확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반면 기재부는 한전의 자구노력 등을 점검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찾아 “한전이 애초부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미흡했다”면서 “한전의 여러 자구노력 등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한전은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출자 지분 매각, 부동산 매각, 해외사업 구조조정, 긴축경영 등을 통해 6조원 규모의 재무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기재부는 보고 있다. 실제 기재부는 이날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한국전력과 9개 자회사를 지목해 기관장·감사·상임이사 성과급을 자율 반납하라고 권고했다. 성과급 반납은 한전이 앞서 내놓은 자구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뒤늦게 한전도 경영진 성과급을 반납하기로 했다. 한전은 “경영진의 2021년도 경영평가 성과급을 전액 반납하고 1직급 이상 주요 간부들도 성과급을 50%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직급은 약 360명으로 본사 처·실장이나 지역사업소장 등이 해당된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