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무료서비스 이용하다 손실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보상은?

“특별손해 해당돼 보상받기 어려워” 의견 지배적…일각에선 “공짜여도 손배 청구 가능”

<b>발화 지점인 전기실 모습</b>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에게 지난 17일 공개된 경기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 발화 지점인 지하 3층 전기실 비상 축전지가 불에 타 있다.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발화 지점인 전기실 모습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에게 지난 17일 공개된 경기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 발화 지점인 지하 3층 전기실 비상 축전지가 불에 타 있다. 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캡처

케이크를 주문 제작해 판매하는 A씨는 지난 주말 진땀을 뺐다. 비즈니스 카톡 채널이 먹통이 돼 고객이 어떤 케이크를 주문했는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전화로 주문을 받아 배송은 할 수 있었지만, 카톡 예약 손님을 놓쳐 매출이 평소보다 10%가량 줄었다.

카카오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다 이번 ‘먹통’ 사태로 직간접적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과 택시기사 등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경우 민법상 ‘특별손해’에 해당해 손해 입증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별손해란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는 당사자의 사정에 따른 손해로, 소송 당사자가 피해액을 입증해야 한다.

전기통신사업법과 카카오 약관 등에 따르면 유료 서비스 이용자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료 서비스 이용자는 민법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피해를 입증해야 한다.

법무법인 린의 구태언 변호사는 “카톡은 민간 서비스로, 대체할 수 있는 경쟁사의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자가 손해를 회피할 수 있었다”면서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손해를 감수한 경우 이를 채무자가 예측할 수 있는 손해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다른 의견도 있다. 지난 17일 집단소송 신청인 모집을 시작한 법무법인 LKB&파트너스의 신재연 변호사는 “무상증여와 사용대차처럼 공짜로 받은 경우도 손해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는다”면서 “무료여도 약정을 위반해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손해가 발생하면 민법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송이 시작되면 카카오의 과실과 서비스 중단 및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상보다는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조하는 소상공인도 있다. B씨는 “소상공인들이 광고비와 수수료 등을 내며 플랫폼을 쓰고 그 대가로 카톡이 이익을 얻는 구조이므로 대가 없이 무료로 쓰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국가통신망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만큼 확실한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번주 중 보상신고센터를 만들어 보상 대상과 범위를 정할 예정이다. 카톡 먹통 사태로 손해를 본 소비자나 자영업자들의 경우 증거 사진이나 자료를 꼼꼼하게 챙겨놓는 것이 유리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유료 서비스에 대해 먼저 보상을 시작했을 뿐, 유료 서비스만 보상을 하겠다는 원칙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한 없이 모든 피해 사례를 접수받아 대상과 범위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가 도의적 차원에서 보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같은 사례는 아니지만 2018년 KT는 아현국사 화재 발생 당시 일어난 통신장애에 대해 약관과 별도로 관련된 소상공인 1만2000명에게 최대 12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김범수 카톡 플랫폼 카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