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연내 도입 기대감...삼성페이는 ‘디지털키’ 등으로 차별화

애플페이 이미지. 애플 제공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가 연내 국내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애플페이와 삼성페이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애플페이 도입시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디지털 키’ 등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30일 금융 결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애플과의 독점 계약으로 국내 들여오는 애플페이는 연내 서비스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에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위해 제출한 약관을 현재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카드 약관 심사가 통상 한 달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12월 중으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는 실물카드를 스마트폰에 저장해두었다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스마트폰만을 이용해 결제하도록 한 간편결제 서비스다. 앞서 2015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가 마그네틱보안결제(MST) 방식의 카드단말기 접촉부에 스마트폰을 가까이 붙이는 방식으로 결제를 한다면, 애플페이는 카드단말기에 스마트폰을 대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채택한다. 특히 NFC로는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결제할 수 있어 더 편하다. 아이폰 없이 애플워치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문제는 국내에는 NFC 방식의 카드 단말기를 설치한 매장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카드 가맹점 280만 곳 중 NFC 단말기를 갖춘 곳은 6~7만여 곳으로 보급률이 5% 이내로 알려졌다. 반면 NFC 단말기 보급률이 높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애플페이가 삼성페이보다 더 많이 쓰인다. 삼성전자도 이들 나라에서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NFC 간편결제만 지원하고 있다.

국내 카드회사가 애플과 해외 카드사 등에 내야 하는 추가 수수료 역시 국내 애플페이 확산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단 별도의 단말기 설치가 필요 없는 온라인 가맹점과 코스트코 같은 현대카드 전용 가맹점,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부터 애플페이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삼성페이는 물론, 갤럭시 스마트폰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는 ‘통화녹음’ 기능과 함께 애플에 대항해 갤럭시 고객의 이탈을 막는 대표적인 기능이었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아이폰에 대한 팬덤 현상이 강한 10~20대 층에서 아이폰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사용자인 대학교 4학년 김민표씨(28)는 “학과 같은 반 25명 중 갤럭시를 쓰는 사람은 나 포함 4명뿐”이라며 “삼성페이 없이는 못 살 것 같아 스마트폰을 바꾸지 못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애플페이를 쓸 수 있다면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