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장, 은행권서 국제유가로 번져…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뚝’

박상영 기자

WTI 67.61달러…1년4개월 만에

경기침체 우려 커져 원유 수요 부진

국내 휘발유·경유가 1500원대로

SVB 파장, 은행권서 국제유가로 번져…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뚝’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위기가 확산하면서 국제 원유가가 1년4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2%(3.72달러) 떨어진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밑돈 것은 2021년 12월3일 이후 1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런던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5% 가까이 급락해 배럴당 73달러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권 위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날 유가는 하락했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중소 은행들의 잇따른 도산 사태 직후 유럽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위기설까지 번지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지난 6일 배럴당 80달러를 웃돌았던 WTI는 예금 인출사태 등 미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유 수요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상업 석유 재고는 1월 말 기준 28억5100만배럴로 최근 1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으로 배럴당 9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안정세를 되찾았다. 16일 석유정보서비스 오피넷을 보면 전날 기준, ℓ당 전국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598.03원, 경유 가격은 1545.59원을 각각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폭 조정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같은 기간(휘발유 2000.95원, 경유 1912.14원) 대비 크게 내려온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5월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는 휘발유·경유 가격 추이에 따라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등을 아우르는 유류세를 조정하고 있다.

2021년 11월 유류세를 20%(휘발유 164원·경유 116원) 인하한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기름값이 ℓ당 2000원 안팎으로 치솟자 인하 폭을 37%(휘발유 304원·경유 212원)로 확대했다. 이후 휘발유 가격이 점차 낮아지면서 정부는 경유 인하 폭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일단 휘발유만 25%(205원) 낮췄다. 그 결과 한동안 높았던 경유 가격이 다시 예전처럼 휘발유보다 낮아졌다. 다만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점은 여전히 부담거리다. 석유류 가격이 1.1% 하락하면서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0개월 만에 4%대로 둔화했다. 만약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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