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있는 게 아니다···무신사가 대구 동성로에 상륙한 이유

노도현 기자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1층 매장에는 가로 길이 8m짜리 대형 미디어월이 설치돼 있다. 노도현 기자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1층 매장에는 가로 길이 8m짜리 대형 미디어월이 설치돼 있다. 노도현 기자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에 22일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가 서울 이외 지역 최초로 동성로에 오프라인 매장을 연 것이다. 게다가 2020년 4월까지 일본 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있던 자리다. 이곳에 지상 3층부터 지하 2층까지 534평 규모로 들어섰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 중 최대 규모다.

개점 하루 전인 지난 21일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매장을 찾았다. 1층 입구에 들어서니 중앙에 있는 가로 길이 8m짜리 대형 미디어월이 눈길을 끌었다. 가을·겨울 시즌 대표 컬렉션인 ‘데님 앤 블루’ 캠페인 영상이 나온다.

1층은 남성과 여성 공용 유니섹스, 지하 1~2층은 여성, 지상 2~3층은 남성 제품 전용 공간이다. 동성로에서 선보이는 상품 종류는 총 400여개에 달한다. 곳곳에 배치된 마네킹들이 상품을 어떻게 맞춰 입으면 좋을지 팁을 건넨다.

무신사 관계자는 “폭넓은 제품 구색과 디자인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직접 스타일링을 선보이는 마네킹 개수를 기존 매장보다 3배가량 늘렸다”고 말했다.

특히 남성 슬랙스 전체 라인업 38종 중 25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3층 ‘슬랙스 포커스존’이 볼 만하다. 정장 바지와 비슷하지만 활동성을 높인 바지인 슬랙스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간판’ 제품이다. 이밖에도 지난 4월 개시한 스포츠 라인과 레더슈즈, 언더웨어 등 특정 상품군을 집중 조명하는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슬랙스 포커스존이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3층. 노도현 기자

슬랙스 포커스존이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3층. 노도현 기자

널찍한 피팅룸이 총 28개에 달한다. 이 중 3개는 색을 조절할 수 있는 조명을 설치해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기 좋은 ‘라이브 피팅룸’이다. 피팅룸이 단순히 옷을 입어보는 공간이 아니라 사진과 영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는 공간이라는 취지를 살렸다.

사실 무신사의 뿌리는 온라인이다. 2001년 고등학교 3학년이던 조만호 무신사 이사회 의장이 포털사이트 프리챌에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든 게 출발점이었다. 2003년 온라인 패션 커뮤니티 ‘무신사닷컴’을 설립해 웹 매거진으로 사업을 확대한 후 2009년 이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2019년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됐다. 2021년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29CM를 인수해 외형을 넓혔다.

2019년 2197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7083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뛰었다. 다만 오프라인 신규 사업 투자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5% 줄어든 32억원을 기록했다.

‘모던 베이식 캐주얼웨어’를 지향하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2017년 남성 라인으로 출발해 2020년 여성 라인 운영을 시작했다. 2021년 홍대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냈고 지난해 2호점인 강남점을 열었다. 지난해 자체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전경. 무신사 제공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 전경. 무신사 제공

무신사 스탠다드가 대구까지 영역을 넓히고, 오프라인 사업을 확장하는 ‘몸집 키우기’를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이후로 IPO(기업공개) 시점을 보고 있는 무신사에게도 중요한 과제다.

선진영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실장은 “오프라인 사업 초기에는 온라인에서의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옮기고, 어떤 브랜드인지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고자 하는 목적이었다”며 “앞으로는 사업 규모를 키워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선 실장은 “이번 대구점 오픈을 시작으로 지역 거점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고 했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를 단순한 PB가 아닌 하나의 독립적인 브랜드로 키울 방침이다. 올해 서울 성수점, 부산 서면점도 문을 연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 폐회식 단복을 제작한 것도 외형 확장의 일환이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선 실장은 “온라인에서 상품을 본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고,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처음 무신사 혹은 무신사 스탠다드를 경험한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입시키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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