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교역 3배 늘었지만…개방·노령화에 쪼그라든 ‘농촌 경제’

안광호 기자

농촌경제연구원 ‘농업 분야 FTA 발효 20년 명암’ 보고서

농산물 교역 3배 늘었지만…개방·노령화에 쪼그라든 ‘농촌 경제’

총 59개국과 체결…작년 총수출액 90억달러·수입 436억달러
농가 연간 평균 소득은 2022년 1000만원 하회…20% 넘게 줄어
농촌인구 2명 중 1명 노인…기후·식량위기 등 장기 대응책 필요

한국의 첫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가 2004년 발효된 이래 지난 20년간 농식품 교역액이 3배가량 증가하고 교역국과 수출입 품목도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급격한 시장 개방과 고령화 등으로 농가 수와 소득 등 국내 농촌 경제는 크게 쇠퇴했다.

17일 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20년, 농식품 교역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2004년 4월 한·칠레 FTA 발효 이후 미국을 비롯해 총 21건의 FTA를 59개국과 맺었다.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전 세계 GDP의 85% 정도다.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등을 포함한 전체 농식품 교역액은 2004년 174억900만달러에서 한·칠레 FTA 체결 20년째인 지난해 526억3400만달러로 약 3배 늘었다. 지난해 전체 농식품 수출액은 89억7200만달러, 수입액은 436억6200만달러로 2004년 이후 연평균 각각 6.2%, 6.0% 증가했다. FTA 체결국으로만 보면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71억3000만달러, 수입액은 363억8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입액에서 각각 79.4%와 83.3%를 차지했다.

FTA 체결국 가운데 농업 분야 시장 개방률은 미국(97.9%)이 가장 높고, 이어 유럽연합(EU·96.3%), 호주(88.2%), 캐나다(85.2%), 뉴질랜드(85.3%) 순이다. 반대로 칠레(71.2%),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67.4%), 중국(63.9%),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69.0%) 등의 개방률은 상대적으로 낮다.

FTA 체결국과 품목이 증가하면서 ‘수출입 집중도’는 낮아졌다. 허쉬만-허핀달 지수(HHI)로 본 한국의 수출액 상위 25개 농식품의 평균 수출집중도는 0.28로 2004년(0.36) 대비 22.2% 감소했다. 수입액 상위 25개 농식품의 평균 수입집중도는 0.46으로 2004년(0.51) 대비 9.8% 낮아졌다.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HHI는 다양한 국가로부터 여러 품목을 수출입할 경우 지수가 0에 가깝고, 반대로 특정 국가나 품목에 집중될 경우 1에 가까워진다. 특정 국가와 품목에 수출입이 집중되거나 크게 의존할 경우 해당 국가와 품목의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가격 불안이 커지고 안정적인 수·공급이 어려워진다.

반면 시장 개방과 고령화 등 영향으로 농촌 경제는 쪼그라들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농가 수는 2000년 127만3000가구에서 2022년 102만2800가구로 19.7% 감소했다. 농가 인구는 2000년 403만1000명에서 2022년 216만5600명으로 46.3% 줄었다.

특히 2022년 기준 농가당 농업소득은 949만원으로 2004년의 1205만원보다 21.2% 줄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49.8%로, 농촌 인구 2명 중 1명이 노인이다.

남경수 농촌경제연구원 전문연구원은 “기후위기와 식량위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농업인 소득과 경영 안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농업산업 전반의 경영안정 지원 정책을 유지하면서, 시장개방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특정 품목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현금성 보조 등 지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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