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갯벌의 ‘블루카본 인증’ 본격 착수

안광호 기자

정부가 국내 갯벌의 ‘국제 탄소흡수원 인증’을 위해 내년에 탄소흡수량을 계량화하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국내 갯벌은 뛰어난 탄소흡수(저장)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관련 연구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에서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블루카본’에 포함돼 있지 않다. 정부는 갯벌이 국제사회의 탄소흡수원으로 인정을 받으면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국제적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해양수산부의 ‘블루카본 탄소흡수원 국제인증 전략’을 보면, 정부는 내년에 블루카본 분포 현황 및 탄소흡수량을 계량화해 DB로 구축하는 블루카본 통계기반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블루카본은 연안에 분포하는 식물과 퇴적물 등 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로, 조성 비용이 적게 들고 탄소 흡수 속도는 열대우림 등에 비해 50배 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블루카본을 온실가스 감축원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국제적으로 보존·발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분야다.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블루카본은 맹그로브숲, 염습지(갈대와 칠면초 등), 잘피림(해초대) 등이다. 국내 갯벌은 식물이 살지 않는 갯벌(비식생·2447㎢)과 갈대 등 염생식물이 사는 갯벌(염습지·35㎢)로 구분되는데, 국내 갯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식생 갯벌은 탄소흡수원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비식생 갯벌에 대한 관련 연구가 국제사회가 인정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종성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내 갯벌이 약 1300만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분량과 맞먹는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에 최근 게재된 바 있다.

블루카본 연구 결과 계량화와 DB 구축 작업은 이러한 IPCC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도록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다. 또 2023년부터는 그간 연구 결과와 국제사회의 블루카본 탄소흡수계수 등을 비교·검증한 후 인벤토리 지침에 등록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갯벌이 블루카본으로 인정되면 우리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단축되고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며 “2013년 국제적인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은 염습지와 해초대 등 사례를 감안했을 때, 국내 비식생 갯벌이 탄소흡수원으로 IPCC 가이드라인에 포함되기까지 연구자료 축적 5~6년, IPCC 가이드라인 개정 2~3년 등 7~9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순천만 갯벌. 해양수산부 제공

순천만 갯벌. 해양수산부 제공

전남 신안군 지도읍 탄동리 갯벌. 해양수산부 제공

전남 신안군 지도읍 탄동리 갯벌. 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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