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3% 올랐는데…빚은 16% 늘었다

최희진 기자

신한은행 ‘2022 금융생활 보고서’

소득 3% 올랐는데…빚은 16% 늘었다

채무 가구, 부채·소득 차 더 확대
대출원리금 월평균 45만원 갚아

상위 40% 소득만 코로나 이전 회복
상·하위 20% 월 소득 격차 5.23배

지난해 빚이 있는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부채와 소득 간 격차가 20배까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가구당 월평균 45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5일 공개한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493만원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2019년 486만원)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9~10월 전국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메일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0.98%포인트)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 소득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빨라

월평균 가구 소득을 5개 구간으로 나눠 보면, 상위 40%인 4·5구간만 2019년 수준을 회복했고 하위 60%는 여전히 2019년보다 소득이 낮았다. 또 상위 20%는 더 벌고, 하위 20%는 덜 벌어 두 그룹 간 소득격차가 지난 4년 사이 최대로 벌어졌다. 2018년 상위 20%의 월 가구 소득(892만원)은 하위 20%(185만원)의 4.83배였으나, 지난해엔 각각 948만원, 181만원을 벌어 격차가 5.23배로 확대됐다.

부채 상환액(대출 원리금)은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부채 상환액은 45만원으로, 전년보다 2만원 증가했다. 부채 상환액이 월평균 가구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9.0%)보다 소폭 증가한 9.1%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8.4%)과 비교하면 0.7%포인트 늘었다.

조사 대상자의 부채 보유율은 2020년 62.5%에서 지난해 66.7%로 상승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52.8%)에 비해 9.7%포인트 올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비 수요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가계 재정에 부담을 줘 부채 보유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채가 있는 가구의 지난해 평균 부채 잔액은 1억164만원으로, 전년 8753만원 대비 16.1%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 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같은 기간 506만원에서 521만원으로 3.0% 오르는 데 그쳐 소득과 부채 간 격차가 17배에서 20배로 더 확대됐다. 보고서는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부채 잔액이 증가하는 속도가 매년 빨라져 가구의 부채 상환 어려움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응답자 45%, 삶의 질에 만족

보고서는 보통사람들의 삶의 질에 관한 설문조사도 실시해 담았다. 그 결과 응답자의 45%가 ‘삶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고, 17.7%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삶의 질 만족도에 따라 응답자를 최상·중상·중·중하·최하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보면 최상 그룹의 평균 총자산은 7억6119만원으로 최하 그룹 2억8598만원 대비 2.7배 많았다.

세부 내역을 보면 최상·최하 그룹은 부동산 자산 규모에서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최상 그룹은 평균 5억9593만원의 부동산을 보유한 반면 최하 그룹은 이보다 약 3억6600만원 적은 평균 2억2903만원의 부동산을 보유했다.

두 그룹은 노후 대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최상 그룹의 노후 자금 저축액은 월평균 59만원이었으나 최하 그룹은 10만원에 그쳤다. 또 근로소득 외의 소득원에 관한 설문에서 최상 그룹은 이자·배당 소득(61.9%) 비중이 가장 컸던 반면 최하 그룹은 용돈(44.0%)과 정부 지원(24.0%)의 비중이 컸다.

20~30대 응답자 중 지난해 기준 최근 1년 사이 주택을 구입한 비율은 7.2%로 전년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최근 1년 사이 거주 주택을 구입한 20~64세는 주택 구입 시 평균 1억4322만원을 대출받았고, 이 가운데 2030세대는 평균 1억6720만원을 대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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