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미만 ‘다중채무’ 자영업자, 반년 새 59% 늘어…금리 인상에 연체 급증 우려

최희진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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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면서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반년 사이 45% 증가했다. 특히 30세 미만의 자영업 다중채무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국내외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25일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688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대비 15.6%, 지난해 말과 비교해선 8.0% 증가했다.

기업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 279만10명에서 6개월 사이 16.5% 불어난 325만327명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을 가진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1175만원이었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다중채무자의 수와 대출액이 특히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다중채무자는 금리가 오를수록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커 취약채무자로 분류된다.

지난 6월 말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44.7% 증가했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불었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6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자영업자 차주(대출받은 사람) 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10.3%에서 12.8%로 늘었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비중은 25.5%에서 28.4%로 커졌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나이별 분포를 보면 40대가 13만5874명, 50대가 13만3357명으로 전체 다중채무자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은 30세 미만(59.2%)이 가장 컸다. 30세 미만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말 6742명에서 6개월 만에 1만732명으로 늘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소득 분포를 보면 다중채무자의 상당수가 연 3000만원(28.3%), 연 4000만원(19.6%)대에 몰려 있었다. 6개월 사이 증가 속도는 1000만원대(55.5%) 저소득 자영업자에서 가장 빨랐다.

국내외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번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은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고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평균 2.0%포인트 뛸 것으로 예상했다. DSR은 연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이다.

한은은 지난 22일 공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의원은 “다중 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를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며 “정부는 이런 취약 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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