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아끼려고…‘현금’ 쓰는 청년들

박채영 기자

고물가 생존법 ‘현금챌린지’ 유행

날짜·용도별 예산 정해놓고 지출

한 번 더 고민, 불필요한 소비 막아

심모씨가 일주일 동안 쓸 현금을 현금바인더에 요일별로 나눠서 넣고 있다. 심씨 제공

심모씨가 일주일 동안 쓸 현금을 현금바인더에 요일별로 나눠서 넣고 있다. 심씨 제공

요즘 ‘현금챌린지’에 빠져 있는 심모씨(31)는 ‘현금바인더’에 일주일 예산을 챙기며 한 주를 시작한다. 이번주 예산은 13만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예산은 하루에 1만원, 연말 모임이 있는 주말 예산은 6만원이다. 수첩처럼 생긴 현금바인더의 요일별 봉투에 예산을 챙겨 넣어둔다. 마지막 봉투엔 비상금 2만원이 자리 잡는다.

고물가 시대에 지출을 줄이기 위한 현금챌린지가 2030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 쓰면서 생활하는 도전이다. ‘현금 없는 시대’가 더 가까워진 요즘이지만,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씀씀이를 줄여보겠다는 청년세대가 늘고 있어서다.

현금챌린지가 유행하면서 현금을 날짜별 혹은 용도별로 분류해 넣을 수 있는 현금바인더와 현생(현금생활)을 찍은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인스타그램에 ‘#현금챌린지’를 검색하면 3만3000여개 게시물이 나온다.

현금챌린지를 하는 사람들은 챌린지 장점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돈이 눈에 바로 보이지 않는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하면 돈을 쓸 때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씨는 “신용카드를 쓸 때는 다음달의 내가 해결해줄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하루 예산을 정하니 그 금액 안에서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불필요한 지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현금챌린지를 하고 있는 이모씨(32)는 “현금챌린지를 하면서 실제로 지출이 줄어 3주 동안 90만원을 모았다. 원래는 없어졌을 돈인데 이만큼 모인 게 신기했다”고 밝혔다.

다이어리를 꾸미듯 현금바인더를 장식하고 관련 영상을 편집해 올리는 것도 현금챌린지의 재미 중 하나다. 지난달부터 현금챌린지를 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2)는 일주일 생활비를 쓰고 남은 돈은 저축용 현금바인더에 따로 꽂아 모으고 있다. 김씨는 “현금바인더 속지가 예쁜 것이 많아서 더 저축을 하고 싶어진다”며 “영상을 찍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것도 수고롭지만 재밌다”고 말했다.

신용카드와 각종 페이(간편결제시스템)가 일상화된 세상에서 현금으로 생활하는 불편함도 있다.

심씨는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곳에서는 현금 결제할 때 직원을 불러야 하는데 눈치가 보인다. 그럴 때는 체크카드를 쓰고 그 돈만큼 계좌에 현금을 입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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