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량 이달 내 바닥” 산업계 흔드는 ‘요소 대란’

강연주 기자

건설·철강·시멘트 업계 불똥…농업용 가격도 폭등 비상

마그네슘·실리콘 등 중국 의존도 높은 원료 공급도 불안

요소수 품귀 사태로 노선버스 운행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버스 차고지 창고에 요소수가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10여통만 보관돼 있다.  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사태로 노선버스 운행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버스 차고지 창고에 요소수가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10여통만 보관돼 있다. 연합뉴스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산업계를 흔들고 있다. 물류뿐 아니라 철강·시멘트 업계로 불똥이 튀고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는 농업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마그네슘 같은 다른 원자재 단가마저 급등하면서 요소수 대란에 이어 ‘원자재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은 요소 재고량이 이달 말이면 바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디젤(경유)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약 200만대가 요소수를 필요로 한다.

화물차뿐만 아니라 레미콘, 크레인, 굴착기, 롤러 등 건설 토목 현장에 사용되는 중장비에도 요소수가 쓰인다. 철강과 시멘트 업종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 업계는 요소수를 사용해 제조 공정 중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한다.

요소는 디젤차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사용되는 요소수를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일 뿐만 아니라 농업용 화학비료의 핵심 성분이기도 하다. 요소 비료는 국내 단일비료 공급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복합비료를 제조할 때도 요소가 35%가량 들어간다. 최근 국내 중소 비료 제조업체들은 요소 공급 문제로 비료 생산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 종사자들은 벌써부터 요소가 들어가는 화학비료의 품귀 현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농업·공업용 요소의 국제 가격은 중국의 수출규제로 폭등 중이다. 농업용 요소 가격은 1년 전 t당 270달러에서 지난달 말 900달러로 3배가량 올랐고, 공업용 요소도 지난해 10월 267달러에서 올해 9월 483달러까지 인상됐다.

요소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실리콘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재료 수입가격도 최근 3~4배가량 뛰었다. 중국이 전력난과 탄소배출 규제로 광물 생산을 줄이면서 마그네슘 가격이 지난 7월 중순 t당 1만9000위안(약 352만원)에서 9월 7만위안(약 1297만원)까지 치솟았다. 마그네슘은 자동차, 스마트폰,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원재료다.

알루미늄 가격도 중국 정부의 생산 통제로 인해 지난달 기준 t당 3000달러(약 356만원)를 기록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건설 현장과 생활용품에 쓰이는 실리콘도 마찬가지다. 실리콘 원료인 메탈실리콘의 가격은 8월 초 1만7000위안(약 315만원)에서 지난달 6만1000위안(약 1130만원)까지 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요소 품귀와 같은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수입 품목 전반에 대한 공급망 조사를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