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바이오, IT 등에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8만명 신규 채용

이재덕 기자
삼성전자. 경향신문 자료사진

삼성전자. 경향신문 자료사진

삼성이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등의 분야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80%인 360조원은 국내에 투자하고 8만 명을 신규 채용한다. 성장 가능성이 큰 핵심사업에 집중 투자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삼성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삼성이 가장 중점을 둔 건 반도체 분야다. 글로벌 1위인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적용하고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미터(nm·1나노는 10억 분의 1m) D램을 양산하기도 했다.

주목되는 건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다.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시장 규모가 큰데다 앞으로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스템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팹리스의 경우 CPU(중앙처리장치)는 인텔,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엔비디아,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이미지센서는 소니 등 각 분야별로 강자들이 포진해 있다. 삼성전자도 모바일 AP와 이미지센서 등의 분야에 진출해있지만 선도 기업과의 점유율 격차가 크다. 삼성전자는 고성능저전력 AP와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 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 센서 등을 중심으로 팹리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반도체, 바이오, IT 등에 향후 5년간 450조원 투자...8만명 신규 채용

삼성의 파운드리는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편의 중심에 있다. 미국은 퀄컴, 엔비디아 등의 팹리스가 시스템반도체의 설계를 맡고,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 파운드리 업체가 생산을 담당하는 공급망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은 이날 발표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의 3나노미터 이하 파운드리 제품을 조기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GAA는 반도체 칩의 기본소자인 ‘트랜지스터’를 더 작고 빠르게 하고, 적은 전력만 소모하도록 만드는 최신 기술이다. 지난 20일 삼성의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명록 대신 반도체 웨이퍼에 서명을 남겼는데, 이 웨이퍼에는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나노미터 공정이 적용됐다. 반도체업계에서는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에 대항할 삼성전자의 ‘비밀 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은 GAA 기반 3나노미터 반도체를 올해 5~6월 중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 5월 20일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방문한 한미 정상이 사인한 3나노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 연합뉴스

지난 5월 20일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방문한 한미 정상이 사인한 3나노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 연합뉴스

삼성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삼성의 바이오 사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이 주축이다. 삼성은 인천 송도에 건설 중인 바이오로직스 4공장에 이어, 5~6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세포주 개발’ 등 CDMO 생산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하겠다고도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기술 제휴를 통해 바이오 시밀러 제품 5개를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독자 기술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삼성은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IT 분야에서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핵심 기술을 선점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분야를 중심으로 향후 5년간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직접고용 외에도 삼성의 투자 활동에 따라 만들어지는 일자리(고용 유발)도 107만개에 이를 것으로 삼성은 예상했다. 다만, 이들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데다, 삼성이 선도기업으로 올라서려면 최소 10~20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 5년은 새로운 미래 질서가 재편되면서 한국 경제의 발전과 쇠락을 가르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투자는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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