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11월 수출 14% 감소
25년 만에 최장기간 적자 행진
올해 무역수지 ‘마이너스’ 유력
반도체 등 주요 품목 부진으로 수출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은 늘어나며 25년 만에 가장 긴 ‘8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냈다. 11월까지 적자 규모는 425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1996년의 2배를 넘는다. 올해 연간 무역수지는 금융위기 이래 14년 만에 첫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519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지난 10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수출품 중 자동차, 석유제품, 2차전지, 차 부품 등 4개만 수출이 늘었다.
최대 효자상품인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9.8%나 급감했다. D램·낸드플래시 등의 제품가격 하락으로 반도체 수출은 11월(-17.4%)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26.5%), 디스플레이(-15.6%), 철강(-10.6%) 등 주요 품목 수출도 줄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25.5% 줄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력한 봉쇄조치가 장기화하면서 반도체와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품목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주요 수출 시장으로 떠오른 아세안 지역도 경기 둔화로 수출이 13.9% 줄어들었다.
지난달 수입은 589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7% 늘었다. 에너지 수입액이 155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7.1%(33억1000만달러) 증가한 영향이 컸다.
수출은 감소하고 수입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70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연속 적자 이후 25년여 만에 처음이다.
올해 무역수지 누적 적자폭도 425억60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이전까지 무역적자 최대 규모였던 1996년 206억달러의 2배가 넘는다. 정부는 이달 수출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