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탠바이미’ 매번 완판인데···생산량 쉽게 못늘리는 이유는

조미덥 기자

라인 증설 후 TV로 전환 어려워

국·내외 시장 수요 등 ‘보수적 예측’

조만간 라인 증설 계획 밝힐 듯

LG전자 스탠바이미를 설치하는 장면. LG전자 제공

LG전자 스탠바이미를 설치하는 장면.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 8월 선보인 27인치 이동형 무선 TV ‘스탠바이미’가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롯데하이마트가 준비한 100대는 4분만에 다 팔렸다. 지난달 29일 쓱(SSG)닷컴이 쓱데이를 맞아 푼 50대는 1분만에 동이 났다.

사려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다. 109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전 사전예약 때부터 사겠다는 사람이 몰렸고, 완판 소식이 화제를 낳으면서 더 인기를 끌었다. 중고거래 시장에선 정가에 웃돈을 얹어 사겠다는 사람도 나왔다.

스탠바이미의 인기 비결은 ‘태블릿PC보다 화면은 큰데, 이동이 쉽고, 손으로 들고 볼 필요도 없다’로 요약된다. 배터리 내장형이라 전원 선을 연결할 필요도 없다. 집안 곳곳을 이동하며 태블릿PC처럼 손으로 조작해 편하게 영상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LG전자는 젊은 세대를 주 타깃층으로 설정했는데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라고 한다.

거실에서 스탠바이미를 사용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거실에서 스탠바이미를 사용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이렇게 인기가 많은 제품의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스탠바이미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4일 LG전자와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스탠바이미는 현재 경북 구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손으로 터치가 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기존 TV 패널과 생산방식이 크게 다르다. TV는 생산 라인을 만들면 수요 변화에 따라 LCD(액정표시장치)와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오가고 화면 크기도 쉽게 바꿀 수 있지만, 스탠바이미 생산라인은 TV로 전환하기가 어렵다. 스탠바이미 인기가 떨어지면 라인이 쉬게 된다는 뜻이다. 출시 전 수요 예측을 보수적으로 하고, 라인 증설에 신중한 이유다.

스탠바이미는 전 세계 필수 가전인 일반 TV에 비해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기호품이기 때문에 라인 증설을 위해선 앞으로 이 인기가 지속될지, 해외 시장에 내놓아도 통할지를 고려해야 한다. LG전자 입장에선 스탠바이미가 나오는대로 완판되는 현 상황이 저절로 초기 마케팅이 되고 재고도 쌓이지 않기 때문에 크게 나쁠 것은 없다. 여기에 올해 반도체·부품 부족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LG전자가 라인 증설 판단에 더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스탠바이미 제품 크기·유형을 다양화하고 외국에 출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조만간 생산 라인 증설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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