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자고 이동’만 해도 월 139만원···고금리에 ‘부채 격차’ 커졌다

김지혜 기자

고물가로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식비가 60만원을 넘어서 교통비·월세를 포함한 필수 생활비만 매달 139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전반적인 부채 보유 비율은 낮아졌지만 저소득 가구는 오히려 늘어나 소득 수준에 따른 부채 격차가 커졌다.

17일 신한은행의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 평균 가구 총소득은 544만원으로 전년보다 23만원(4.4%) 증가했다. 보고서는 신한은행이 지난해 10~11월 전국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0.98%포인트)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직장이 10명 중 7명 “점심값 줄였다”

지난해 경제활동가구는 소득보다 소비가 더 많이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가구 총 소비는 276만원으로, 전년보다 5.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 증가폭은 같은 기간 소득 증가폭(4.4%)보다 1.3%포인트 높다.

월평균 가구 총소득 내 지출 비중. 신한은행 제공

월평균 가구 총소득 내 지출 비중. 신한은행 제공

가구 소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비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식비는 64만원으로 2021년 54만원에서 2년 사이 10만원이 늘었다. 필수 생활비인 식비, 교통·통신비, 월세·관리비·공과금 지출만 합쳐도 139만원으로, 전체 소비의 절반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식재료·외식비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고 전기·가스요금이 급격히 오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의식주에 지출하는 금액은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더 많이 늘었다. 월평균 가구 소득을 5개 구간으로 나눠보면, 소득 하위 20%인 1구간의 의식주 소비가 전년보다 13% 증가하는 사이 상위 20%인 5구간은 7.8% 느는 데 그쳤다.

직장인 2500명을 따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68.6%는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해당 응답자들은 평균 점심값을 기존 1만원에서 6000원 수준으로 줄였다고 했다.

고금리에 부채 줄었지만 격차 커졌다

고금리 영향으로 가구 부채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경제활동가구 중 부채를 보유한 비율은 64.8%로 지난 3년 중 가장 낮았다. 빚이 있는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도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년보다 7% 적은 1억201만원으로 집계됐다.

가구소득 구간별 부채 보유율. 신한은행 제공

가구소득 구간별 부채 보유율. 신한은행 제공

그러나 소득이 낮은 가구의 부채 보유율은 도리어 높아졌고, 부채 잔액도 증가했다. 소득 하위 20%(1구간) 가구 중 부채를 보유한 비율은 1년 전보다 4.4%포인트 높아진 48.4%였다. 나머지 2~5구간의 부채 보유율이 모두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빚이 있는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 역시 소득 하위 40%에 해당하는 1·2구간에서만 증가했다. 1구간 부채 잔액은 전년보다 11% 증가한 5198만원, 2구간은 3.1% 증가한 8137만원이었다.

매달 지출하는 대출 원금과 이자를 뜻하는 월평균 부채 상환액 역시 저소득 가구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빚이 있는 가구의 월평균 상환액은 93만원으로 전년보다 9.4% 증가했는데, 소득이 가장 낮은 1·2구간은 같은 기간 증가폭이 각각 45.9%, 30.5%에 달했다.

자산·소득 격차는 소폭 줄어

가구 평균 부동산 자산 규모. 신한은행 제공

가구 평균 부동산 자산 규모. 신한은행 제공

가구당 평균 보유 자산은 지난해 처음으로 6억원대를 돌파한 6억294만원이었다. 자산 증가폭은 4.8%로 전년(11.0%)에 비해 줄었다.

지난해 소득 하위 20%(1구간)와 상위 20%(5구간) 가구간 소득 격차는 5.6배, 자산 격차는 7.2배로 나타났다. 전년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차이가 컸다. 5구간 가구 자산은 평균 11억6699만원으로 전년보다 4564만원, 1구간 자산은 1억6130만으로 전년보다 1291만원 각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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