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움츠러드는 주택 매수심리…‘영끌 시대’도 저문다

기준금리 인상…부동산 영향은

종부세 부담 더해져 ‘관망세’ 유지
내년 추가 상승 땐 주담대 금리 6%
금융권 대출한도 축소와 맞물리며
매매 상승폭 둔화에 ‘가속도’ 예상

기준금리가 25일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되면서 코로나19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기준금리 추가상승이 단행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대에 진입하는 만큼 ‘영끌’ 투자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날 “향후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지난달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에 따른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과 맞물리며 부동산 구매심리를 제약하고, 주택 거래량을 더욱 감소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시중금리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거래 위축이 가속하고, 대출을 받은 주택 매수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 3%로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의 경우 이날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모두 대출금리 인상으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이자 부담은 연간 60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50만원 커진다.

시장은 이미 얼어붙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 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해 12월 8만2890건에서 올해 9월 4만3143건, 10월 4만857건, 11월 1만1668건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금리 인상이 예고됐던 데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구매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넷째주(2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자료가 보여주는 추세도 동일하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주간상승률이 0.18%를 나타내며 약 1년 만에 0.2% 아래로 내려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10월 셋째주부터 5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22일 종합부동산세가 고지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서울 25개구 중 21개구에 달하는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내년 1월부터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 주택시장 매매가 상승속도는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다주택자의 경우에도 이자 부담과 대출 한도 축소로 추가 주택 구매수요가 감소하고 당분간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시중 금리와 비교우위를 통해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수익형 부동산의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면서도 “토지면적이 커 자본이득 기대가 높은 다세대·다가구주택, 꼬마·사무용 빌딩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매매가 줄어들면서 일부 수요가 전·월세 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집주인들이 임차인에게 커진 주담대 이자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팀장은 “집주인들이 세입자들에게 조세와 금리 인상 부담을 전가하는 현상은 임차 수요와 계약갱신청구 사용 가능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면서도 “이 과정에서 월세화 현상은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주택시장 매수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