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들이 삼척 석탄발전 앞에서 “화석연료 종말” 외친 까닭

김기범 기자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15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15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은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일이에요.”

전국 곳곳에서 모인 청소년과 강원 삼척시 주민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 중인 삼척에서 화석연료 퇴출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삼척블루파워는 국내에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발전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어린이·청소년이 70여명으로 절반을 넘는 이들 시위대는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화석연료는 전면 퇴출돼야 하고 그 시작은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이라는 취지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청소년들의 기후파업은 2018년 당시 중학생이었던 그레타 툰베리가 스웨덴 국회의사당에 가서 ‘결석시위’를 벌인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번 기후파업은 전세계 청소년 기후운동 연대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가 이번 주 세계 곳곳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기후파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내 청소년들의 기후파업은 2019년 이후 매년 진행돼 왔으며, 삼척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15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15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이번 시위를 주도한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삼척 석탄발전소가 완공되고 가동을 시작한다면 한국의 기후 대응은 요원한 일이 된다”며 “기후위기 시대 가장 우선적으로 퇴출돼야 하는 석탄발전소를 새로 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석연료 퇴출을 위해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삼척에서 기후파업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번 기후파업에는 삼척 지역 주민과 지역 기반 청소년 기후 동아리 소속의 청소년들, 2017년생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 등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참석했다.

내년 완공을 앞둔 삼척블루파워는 2.1GW(기가와트) 규모로, 단일 호기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가동을 시작할 경우 연간 약 13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의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의 약 2%에 달하는 양이다. 그러나 시민 5만명이 국회에 제출한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15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어린이·청소년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들이 15일 강원 삼척의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제공.

경기도 하남에서 이날 시위에 참석한 박채윤씨는 “어릴 때부터 대학만 가면 해결되니 행동은 자제하라고들 했지만 졸업을 2년 앞둔 지금 더는 그 말을 신뢰할 수가 없어 오늘은 학교를 가지 않고 삼척으로 왔다”며 “화력발전소는 기후위기를 악화하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기업과 정부는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정책만 시행하고 있다. 폭염과 태풍, 한파 같이 기후위기가 초래할 재난 속에서 살아가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박진희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발전소 건설로 파괴된 맹방해변은 BTS의 버터앨범 촬영지로 전세계 케이팝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장소”라며 “기후위기가 국경을 뛰어넘는 문제이니만큼 석탄화력발전소 문제는 글로벌 미래세대의 이목을 끌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청년들은 이미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경험하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라도 석탄발전소는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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