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 이후 첫 세계 온실가스 감축노력 점검’···28차 기후총회 개막

김기범 기자
아랍에미리트 시민들이 28일(현지시간)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30일 열릴 예정인 두바이 알와슬돔 앞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 시민들이 28일(현지시간)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30일 열릴 예정인 두바이 알와슬돔 앞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전 세계 198개국이 모여 기후위기 대응을 논의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8)가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국제사회가 합의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도 제한의 이행상황을 점검한다. 더불어 ‘손실과 피해’ 기금의 실제 재원 마련·운용방식 등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에는 198개 당사국 대표단과 환경단체, 전문가 등 7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는 파리협정 이행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의지 결집을 위한 ‘세계기후목표정상회의(World Climate Ambition Summit)’를 다음 달 1일부터 2일 사이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도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대표단이 참석한다.

일정상 당사국총회의 최종협상은 다음 달 11~12일로 예정돼 있다. 결정문의 문구 등을 둘러싸고 국가 간 견해차가 크면 합의 도출은 13~14일에나 이뤄질 수도 있다.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주요 의제. 환경부,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 기후솔루션 제공.

제2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주요 의제. 환경부,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 기후솔루션 제공.

이번 총회에서는 파리협정 이후 8년 만에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GST)’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2015년 파리에서 당사국들은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목표를 세우는 데 합의했다. 올해 총회 결정문에는 지난 8년 동안 국제사회의 노력을 중간 점검한 결과가 담긴다.

앞서 지난 9월 UNFCCC 사무국은 전 지구적 이행점검 상황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내놨다. 종합보고서에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는 배출량보다 2030년까지의 예상 배출량이 203억~239억t 많다는 내용이 나온다. UNFCCC는 보고서에서 1.5도로 제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 같은 평가 결과를 당사국총회 결정문에 어떻게 담을지, 온실가스 배출 등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어느 정도 명시할지, 결정문 내용이 세계 각국의 감축 노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 등을 논의한다. 세계 각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보다 강화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GST는 앞으로 5년 주기로 시행, 공개하기로 했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국가별 평가도 구체적으로 하지 않는다.

GST와 더불어 이번 총회에서 가장 큰 쟁점은 지난해 27차 총회에서 타결한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의 구체적인 재원 마련과 운영 방안 등이다. 손실과 피해 기금은 기후위기로 고통을 겪는 개도국·저개발국들을 선진국들이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금을 마련해야 하는 선진국과 수혜 대상인 개도국·저개발국의 이해관계가 상충해 세부안 도출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총회 이후 마련된 손실과 피해 기금 준비위원회는 다섯 차례의 회의를 열어 세부안을 논의했지만 기금을 누가 낼 것인지, 수혜국의 자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두고 이견이 컸다. 기금의 운영은 잠정적으로 세계은행이 맡는 권고안이 도출됐지만 사무국을 어디에 설치할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총회에서 큰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대표단은 환경건전성그룹(EIG·Environment Integrity Group)의 일원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중재 역할을 할 계획이다. 환경건전성그룹에는 한국, 스위스, 멕시코,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조지아 등이 들어가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처음으로 ‘기후변화 적응’이 주요 의제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 적응은 기후재난으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대책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온실가스로 대표되는 ‘저감’ 정책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의 두 축으로 꼽힌다. 우선 적응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이번 총회의 목표다. 점검 체계의 목표와 지표, 산정방식 등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개도국의 기후 적응을 위한 재원, 역량강화, 기술이전 필요성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이 주도하는 그린 인프라 개발협력 플랫폼 ‘녹색전환이니셔티브’ 특별총회도 열린다. 또 지난해 제27차 당사국총회(COP27)에서 설립하기로 한 ‘정의로운 전환 작업 프로그램(JTWP, Just Transition Working Programme)’의 목적과 범위,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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