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기업 14곳이 전체 탄소 배출의 50%…‘탄소 뿜는 하마’

강한들 기자

지난 10년간 기업들이 국내에서 배출한 온실가스의 절반 이상이 배출량 상위 1%에 속하는 기업 14곳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단위의 온실가스 배출량뿐 아니라, 10년간 누적된 배출량을 살펴봐도 소수 기업에서 상당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이다.

녹색연합은 16일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 상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한 1401개 업체의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의 누적 배출량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를 통해 분석한 국내 기업의 배출량 집중도. 녹색연합 제공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NGMS)를 통해 분석한 국내 기업의 배출량 집중도. 녹색연합 제공

분석 결과 1401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9억8000만 톤으로 지난 10년간 국내 총 배출량인 약 69억3000만 톤의 86.3%를 차지했다. 그 중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 상위 1%인 14곳의 업체가 지난 10년간 국내 총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의 51.4%를 차지했다. 총 배출량 상위 10%인 140개 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국내 누적 배출량의 77.7%를 차지해, 소수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집중적으로 배출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온실가스 누적 배출량의 상위 20개 기업을 살펴보면, 배출량 1위 기업은 약 7억5000만 톤, 국내 누적 배출량의 10.8%를 배출한 철강회사 포스코였다. 한국남동발전 등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5곳이 약 20억2000만 톤을 배출해 국내 배출량의 29.2%를 차지했다. 20위 내에서는 철강, 발전 기업 이외에도 쌍용양회공업, 에쓰오일, 엘지화학, 삼성전자 등 시멘트, 정유,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반도체 분야의 기업들이 포함됐다. 지난 10월 녹색연합은 국내 주요 대기업 10개 그룹이 2020년 국내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36%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로 개별 기업 단위의 10년 누적 배출량에서도 10대 그룹의 계열사가 상위에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녹색연합은 기후위기에 대기업들의 책임이 크다고 봤다. 1년 단위로 어느 한 시점에서 소수 기업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 것이 아니라, 10년 단위로 길게 봐도 배출량 비중이 크다는 이유다. 조사를 진행한 녹색연합 이다예 활동가는 “기업들의 이윤 창출을 위해 온실가스를 마음껏 배출한 결과가 바로 지금의 기후재난”이라며 “기후위기를 일으킨 당사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기보다 세제, 금융지원과 같은 당근만을 주는 방식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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