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 “지난해 온실가스 농도·해양 산성화 등 4개 지표 최악…역대 가장 더운 해는 시간 문제”

강한들 기자
기후변화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기후변화 관련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지구상의 온실가스 농도, 해수 온도, 해양 산성화, 평균 해수면 등 4개 지표가 지난해 모두 악화되는 방향으로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밝혔다.

세계기상기구는 18일 이같은 내용의 ‘2021년 WMO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를 보완하는 내용으로,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자료로 활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기후변화 지표 중 온실가스 농도, 해수 온도, 해양 산성화,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이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413.2ppm(2020년 기준)으로 산업화 이전의 약 1.5배를 기록했다. WMO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증가해왔다고 봤다. WMO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월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0년 4월 416.45ppm, 2021년 4월 419.05ppm, 2022년 4월 420.23ppm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높아진 이산화탄소 농도는 해수의 산성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WMO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의 23%는 해양이 흡수하고, 바닷물과 반응해 해양 산성화로 이어진다. IPCC는 “매우 높은 신뢰도로, 외해 표면의 현재 pH(수소이온농도)는 적어도 지난 2만600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의 pH 변화 속도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양이 산성화될 경우 생물 중 외골격에 탄산칼슘 성분이 있는 생물들이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동물 플랑크톤은 생존을 위해 물에 떠서 생활한다. 여기에 회전하는 힘을 이용하는데, 해양 산성화의 영향으로 외골격의 일부가 녹아 변형되면 물에 뜨는 힘이 약해지면서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 류종성 안양대 해양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인간은 못 느끼는 수준에서 산성도가 변하지만 플랑크톤, 산호, 조개류, 불가사리류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WMO는 “해양 산성화는 유기체와 생태계를 위협해 식량 안보와 관광 및 연안 보호도 위태롭게 한다”며 “해양의 pH 값이 감소하면 해양의 대기 이산화탄소 흡수 용량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해수 온도도 역대 최고였다. 해수면에서 2㎞ 깊이까지의 바다는 계속해서 따뜻해졌고, 해양 심층부까지 온도가 올라가는 게 관측된다. WMO는 “이는 수백년에서 수천년의 시간 규모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변화”라고 지적했다.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2013~2021년 한 해 평균 4.5mm 상승한 이후 2021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3~2002년의 상승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빨랐다.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1도 상승했다. 2021년은 연초·연말에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며 냉각 효과가 있었고 최근 몇 해에 비해서는 덜 더웠다. 그럼에도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7년이었다. WMO는 “수십 년의 시간 규모에서 보면 빙하 손실이 가속화되는 뚜렷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다시 바뀌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보고서에 대해 “기후붕괴 문제 해결에 실패한 인류에 관한 암담한 내용”이라며 “재생에너지는 진정한 에너지 안보, 안정적 전력 공급 가격, 지속가능한 고용기회를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