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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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열사 어머니 배은심·독재에 대항한 인권변호사 한승헌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전하던 학자와 민주 열사의 어머니, 독재에 맞선 인권변호사 등 2022년에도 많은 인사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은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올해의 ‘진별’들을 되돌아본다.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1월9일 35년 만에 아들 곁으로 떠났다. 82세의 나이로 영면에 든 그의 인생은 아들이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송두리째 바뀌었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1929~2011)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고 박정기씨(1928~2018)와 함께 집회 현장을 지켰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때인 1998년부터 422일 동안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2009년에는 용산참사 범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피해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했다. 민주화·인권 운동에 헌신한 공로로 202... -
한국 경제학계 거목 조순·신자유주의 대안 찾기 강조한 정태인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전하던 학자와 민주 열사의 어머니, 독재에 맞선 인권변호사 등 2022년에도 많은 인사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은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올해의 ‘진별’들을 되돌아본다.한국 경제학계 거목이자 한나라당 초대 총재를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6월23일 향년 94세로 타계했다. 고인은 교수뿐 아니라 관료·정치인으로 현대사에 족적을 남겼다.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부총리·한국은행 총재를 지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1995년 첫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초대 총재·국회의원을 역임했다.보수 원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가 10월4일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민청학련·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이후 보수 쪽으로 기울어 1992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 소속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신민당·자유민주연합에서도 정치 ... -
일본 최장수 총리 아베·70년 재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중국 ‘3세대 지도자’ 장쩌민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전하던 학자와 민주 열사의 어머니, 독재에 맞선 인권변호사 등 2022년에도 많은 인사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은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올해의 ‘진별’들을 되돌아본다.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7월8일 일본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향년 67세. 그는 8년8개월간 장기 집권하며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로 꼽혔다. 그는 일본 우익의 상징적 인물로, 오래도록 침체된 일본 경제에 ‘아베노믹스’ 정책을 제시했다. 한국과의 관계에서는 일본군 위안부·강제 징용에 대한 강경 발언,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반일 감정을 키웠다. 총격범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때문에 가정이 파탄났다며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와 관련 있어 보여 그를 살해했다고 진술해 ‘통일교 게이트’로 번졌다. 그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는 것 또한 일본 내 반발을 불렀다.‘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미하일 ... -
시대의 지성 이어령·한국영화 별 강수연·국민 MC 송해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전하던 학자와 민주 열사의 어머니, 독재에 맞선 인권변호사 등 2022년에도 많은 인사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은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올해의 ‘진별’들을 되돌아본다.‘우리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던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2월26일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56년 ‘우상의 파괴’를 한국일보에 발표해 파란을 일으키며 평단에 데뷔했다. 문단의 거목들을 신랄하게 질타하며 ‘저항 문학’의 이론적 기수가 된 그는 경향신문 등 여러 언론사의 논설위원을 지내며 당대 최고 논객으로 활동했다. 이후 평론가와 학자로서의 삶을 이어가며 <흙 속에 바람 속에> <둥지 속의 날개> 등 수많은 저작을 남겼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개회식과 폐회식의 기획을 맡아 냉전의 종식을 상징하는 ‘벽을 넘어서’라는 구호를 만들었다. 1990년 출범한 문화부의 초대 장관을 맡기도 했다.... -
장밋빛 기대로 시작했건만…‘3고’ 엎친 데 공급망 불안 덮쳐
2022년 한국 경제는 1년 내내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에 시달렸다. 연말이면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복합위기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간 패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올 한 해 한국 경제를 숫자로 돌아본다.■반도체 기술 역사에 그은 한 획, 경쟁인가 갈등인가0.000003㎜지난 5월20일 경기 평택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명록 대신 둥근 웨이퍼 기판에 서명을 남겼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미터) 반도체 원판이다. 웨이퍼 한 장에 새겨진 반도체 수백 개의 회로 선폭이 3나노, 즉 0.000003㎜ 수준이란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작은 칩이 인류의 기술을 다음 장으로 이끄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누가 먼저 선폭 0.000003㎜ 반도체를 양산할 ...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우 투더 영 투더 우!’안으로 구부린 양팔을 위아래로 번갈아 휘저으며 불러야 제맛인 이름이 있다. ‘이상한 변호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엉거주춤한 걸음걸이의 단발머리 여성. 우영우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주인공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로 서울 강남의 대형 로펌에 이제 막 발을 내딛은 사회 초년생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는 지난 여름을 온통 ‘우영우’에 빠져 보냈다.경향신문은 가상인물인 우영우를 2022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올 한 해 우영우만큼 다양한 장소와 맥락에서 호명된 실제인물을 찾기 어렵다. <우영우>는 신드롬이었다. 신생 채널에서 스타 배우 없이 출발한 드라마는 17.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7일 구글이 발표한 ‘2022년 한국 트렌드 검색어 순위’에서 <우영우>는 전지구적 과제인 ‘기후변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향신문에서 ‘우영우’... -
순간의 영원한 기록···경향신문 사진기자들의 '2022 나의 한 컷'
새해 일출 사진을 본 지가 엊그제 같은데 2022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는 3년째 이어진 코로나19에 대통령 선거, 이태원 핼러윈 참사,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 굵직한 사건들이 참 많았지요. 크고 작은 현장에서 경향신문 사진기자들의 셔터는 울렸습니다. 올 한 해 현장을 뛰었던 사진기자들에게는 어떤 사진이 기억에 남았을까요. 경향신문 사진기자들이 각자 자신이 찍은 올해의 사진 중 한 컷씩을 골랐습니다. 사진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한 번 들어보세요. ■ 권도현 기자의 한 컷, ‘16강 결정골에 환호하며 셔터를 누르다’2022 카타르 월드컵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축구를 찍을 땐 자리가 무척 중요합니다. 우리 대표팀 공격 방향에 앉아 골 장면과 세리머니를 찍기 위해서 입니다. 한국과 포르투갈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 기자들이 많고 미리 자리가 정해진 터라 전반전은 공격 방향이었지만, 후반에는 우리의 공격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1대1 동점... -
“참사 유족 차가운 길거리 나오는 일 더는 없어야”…안정호 화정아이파크 붕괴 참사 유가족 대표
‘기약 없는 기다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차디찬 천막 속에서 두려움에 떨었다지난달 5일. 안정호씨(45)는 이른 아침 광주광역시에서 출발해 300여㎞ 떨어진 경상북도 안동시 인근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봉화군 아연 광산 지하 190m 갱도에 광부 2명이 매몰된 지 열흘째 되는 날이었다.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하던 안씨는 작심하고 새벽길을 나섰다.광부들은 안씨가 봉화로 향하기 몇 시간 전 기적처럼 구조됐지만 미처 소식을 확인하지 못했다. 뒤늦게 아내로부터 ‘생환 소식’을 전해 들은 그는 차를 다시 돌렸다. 안씨는 “남 일 같지 않았다. 매몰 광부의 가족들이 짊어지고 있을 불안과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고 싶어 봉화로 향했다”고 했다.‘기약 없는 기다림’이 가족들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안씨는 너무 잘 안다. 11개월 전, 그도 칼바람이 부는 도심 골목의 천막에서 48일을 보냈다. 안씨는 지난 1월11일 신축 공사 중이던 39층... -
보물 같은 아들 ‘지하주차장’에 묻은 어머니와 아버지…참사에 남겨진 사람들
생존자이자 아들 잃은 어머니 김은숙씨 “저 같은 부모 안 생기길”“병원에서 우리 아들이랑 뒷모습이 똑같은 애를 봤어요. 달려가서 붙잡았는데…. 아니더라고요.”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지난 9월6일 아들 김주영군(15)을 잃은 어머니 김은숙씨(52)는 매일같이 지하주차장을 찾는다. 김씨를 만난 지난 23일도 마찬가지였다.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곳에서, 아들이 천국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는 매일 간절히 기도한다.김씨는 주영군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가 침수된 주차장에 갇힌 뒤 16시간 만에 구조된 생존자다. 동시에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유가족이기도 하다.그는 다정했던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사고 당일에도 방에서 곤히 자던 주영군은 ‘엄마를 챙겨야 한다’며 지하주차장으로 나섰다. 그 후 주영군이 지하주차장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어머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였다.김씨는 사고 후 닫힌 공간에서 잠...
20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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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갈등·기후변화·전염병…끙끙 앓았던 세계, 내년엔 활짝 웃길
① 러, 우크라이나 침공 ‘10만 희생’…피해는 결국 약자만러시아군이 2월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 세력의 해방을 위한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단기전으로 끝날 것이란 초기 전망과 달리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가 선전하면서 전쟁은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동부와 남부 지방 러시아 점령지를 속속 탈환하고 있다. 양측 희생자는 최소 10만명이 넘고, 해외로 떠난 우크라이나 피란민만 약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러시아군의 의료시설과 발전소 등 각종 인프라 파괴로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질서도 흔들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부과했고, 러시아는 중국과의 연대를 기반으로 서방에 맞서면서 신냉전 구도가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