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휴대폰, 분기 영업이익 첫 2조

1년 만에 두자릿수 이익률

삼성전자가 1년 만에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3·4분기 중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휴대전화 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반도체도 기록적인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1조원을 훨씬 웃도는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액정화면(LCD) 사업에서는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7일 삼성전자는 3·4분기 연결기준으로 41조원의 매출과 4조2000억원(영업이익률 10.2%)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4분기 12.1%의 영업이익률을 낸 이후 1년 만에 다시 두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지난해와 같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지난해는 154조원의 매출과 1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 3·4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3.96%, 전년 동기 대비로는 1.91%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3.58% 줄었지만 2·4분기에 비해서는 12%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치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유럽 시장의 경기 불안으로 세계 정보기술(IT) 시장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조원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3조5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주도했다. 휴대전화·스마트폰·태블릿PC 판매를 담당하는 통신사업부는 주력제품인 갤럭시S2의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 2조원을 훨씬 넘기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통신사업부 영업이익률은 15%에 근접한다. 지난해 통신사업부 영업이익률은 11.6%였다. 스마트폰과 일반 휴대전화를 합친 삼성전자의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은 8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반도체도 당초 적자 예상을 깨고 선전했다. 주력인 D램 가격이 폭락하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줄긴 했지만 1조5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PC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지만 모바일·서버용 D램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신부문이 예상치 2조원을 크게 웃도는 2조4000억~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타 부문은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사업부는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계속되면서 주요 판매처인 유럽의 TV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LCD TV 패널 가격이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 규모는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디지털미디어&어플라이언스 부문도 유럽시장 수요가 줄고 가격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4·4분기 실적 전망은 더 희망적이다. 애플은 아이폰5를 내놓지 못한 데 비해 삼성은 일찌감치 세계 시장에 4세대 제품을 내놔 애플과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와 LCD도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삼성전자의 다양화 전략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세계 경제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4·4분기는 전분기보다 더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