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다모델 전략’으로 아이폰 추월… 추격자서 선도자로

백인성 기자

스마트폰 첫 세계 1위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3·4분기 경영실적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통신 부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액정화면(LCD)·휴대전화·가전 4개 축으로 이뤄진 사업부문별 실적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애플·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이 애플 ‘추격자’에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선도자’로 바뀐 것이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디자인 특허 공세를 펴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 직원이 7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태블릿PC 등 전시된 스마트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삼성전자 직원이 7일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태블릿PC 등 전시된 스마트기기를 살펴보고 있다. |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증권업계는 이날 삼성전자가 3·4분기에 약 2800만~3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보다 최대 40%가량 늘었다. 같은 시기 애플 판매량은 2200만~2500만대 수준으로 추산됐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2·4분기 2000만대를 밑돌았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3·4분기에는 3000만대를 육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제품이 없었던 애플은 지난 2·4분기 2030만대에서 3·4분기 25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매량을 공개할 수 없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70만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4·4분기 1070만대로 급증했다. 애플의 2010년 연간 아이폰 판매량은 4750만대다.

올해는 애플과의 격차를 더 좁혔다. 삼성전자는 올 2·4분기 19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2030만대인 애플을 턱밑까지 쫓아갔다. 시장점유율 격차는 1%포인트였다.

삼성 ‘다모델 전략’으로 아이폰 추월… 추격자서 선도자로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4 출시 이후 올 3·4분기까지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채 주춤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9개 모델의 신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추월한 1등 공신은 주력인 ‘갤럭시S2’다. 이 제품은 시장에 나온 지 5개월 만에 1000만대가 팔렸다. 아이폰의 주력인 아이폰3GS와 아이폰4는 나온 지 1년이 지난 구모델이다. 최근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린 것도 아이폰5를 손꼽아 기다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은 어중간한 아이폰4S를 내놔 시장의 불만을 증폭시켰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노키아가 이렇다 할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틈을 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마트폰 영업이익률 면에서는 아직도 애플이 우세하다. 애플의 2·4분기 영업이익률은 32.8%다. 삼성전자 무선통신사업부의 이익률은 15% 내외다. 애플이 1년에 1개가량의 신제품을 내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다모델 전략을 쓰기 때문이다. 삼성이 생산하는 스마트폰 종류는 50여개에 달한다.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지만 이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4·4분기 이후엔 삼성이 더 격차를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4세대(4G) 통신규격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갤럭시S2 LTE를 선보였다. 애플은 아직 4세대폰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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