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의혹·도덕 불감증… ‘총리 적격’ 인가

이인숙·송윤경기자

용돈 1000만원·고문료 1억 문제의식 못느껴

아들 31년간 미국 국적… 총리지명 후 포기

‘아들은 미국 시민권자에 청문회날 아침에 뒤늦게 1000만원 세금 납부하고, 기업인으로부터 1000만원 ‘용돈’ 받고, 기업 고문료로 1년에 1억원 받아 겸직 금지 의무 위반 논란을 자초하고….’

<b>자유선진당 세종시 항의</b>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왼쪽)이 22일 오전 국회 총리 인사청문회장 앞에서 청문회장으로 들어서는 정운찬 총리 후보자(오른쪽)를 향해 세종시 수정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 우철훈기자

자유선진당 세종시 항의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왼쪽)이 22일 오전 국회 총리 인사청문회장 앞에서 청문회장으로 들어서는 정운찬 총리 후보자(오른쪽)를 향해 세종시 수정 발언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 우철훈기자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적격성과 도덕성에 대한 물음표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의 ‘청렴 불감증’이 속속 드러나면서다. 한나라당 청문위원들도 ‘흠결’을 지적하고 있다. 김황식 감사원장조차 이날 국회 법사위 답변에서 “(총리, 대법관, 장관 후보자들이) 부분적으로 위법된 것이 많이 있다. 여러 문제가 많이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미국 출생인 정 후보자의 장남은 군대를 마친 후 한국 국적을 포기, 미국 국적을 31년간 유지하다 정 후보자의 총리 지명 이후인 지난 16일 미국 국적 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한국 국적 상실 의혹이 있다는 민주당 김종률 의원의 질의에 “제 아이가 국적을 상실했다는 말입니까”라고 오히려 반문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22일 미국 국적을 유지해 온 장남이 지난 16일 미국 국적 포기서를 미국 대사관에 제출한 사실을 시인하고 “특수한 경우로 어떤 계획이나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들이 미국에 인턴으로 다녀온 뒤 미국 국적을 포기하자고 했지만 ‘미국에 또 유학가게 되면 거부당한 비자를 다시 받기도 힘들고 학비 감면 혜택도 있는데 다시 생각해봐라’하다가 그냥 몇년이 흘렀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의 답변을 듣던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어제는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는 취지로 말했는데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민주당 백원우 의원은 정 후보자가 ㅇ모자 회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 “총리실 암행감찰에 걸린 공무원들 대부분이 직무와 연관성 없는 지인에게 50만원, 500만원 이렇게 받았다가 직위해제됐다”며 “총리가 된다면 떡값 암행감찰로 올라온 서류에 결재할 거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총리가 되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 후보자의 출처가 불분명한 소득 3억여원도 다시 검증대에 올랐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후보자가 다시 제출한 소명자료를 봐도 3억3000여만원이 지출보다 많다”며 “총리가 될 분이 3년 동안 알 수 없는 소득이 있다는 꼬리표 달고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가 “필요 경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해명하자, 강 의원은 “국세청 검증을 받아보자”고 제안했다.

정 후보자는 화가인 부인이 2004년 이후 작품 4점을 판 액수도 전날 5900만원에서 이날 6100만원으로 수정했다.

민주당 강운태 의원은 “그림 1점에 평균 1600만원인데 천경자씨 같은 톱 작가의 유화도 1100만원에 팔렸다. 잘 이해가 안된다”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부인이 국선에 몇번 입선했다”고 답했다.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서는 “그림이 재산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정 후보자가 ‘YES24’ 고문을 맡은 것과 관련해 “언론에서 ‘보수는 받았으나 영리활동을 안했다’는 것은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안했다’는 말보다 우습다고 했다”며 겸직 금지 의무를 어겼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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