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임동미 건양대병원 교수

박효순 기자

갑상샘암 재발 방지 동위원소 치료 ‘차세대 주자’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임동미 교수(40)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갑상샘암과 당뇨병 진단 및 치료와 연구분야의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건양대 의대 1기 졸업생으로, 학교에서 ‘1호 의학박사’와 ‘최초 교수임용’ 등 흔치 않은 경력을 갖고 있다. 갑상샘암 환자들의 동위원소 치료를 도맡아 진료하고 있다. 환자 숫자가 1000여명에 이른다.

“대전·충청권 환자들이 동위원소 치료를 받으려면 오래 대기하거나 수도권으로 올라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암이라는 큰 병에 걸린 후 수술까지 한 환자들이 불안해하면서 2~3개월씩 기다리는 모습이 늘 안타까웠어요. 2011년 암센터 개원과 함께 중부권 최대 규모인 5개의 방사성 동위원소치료실을 갖추어 갑상샘암 수술 후 치료 및 관리를 더욱 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대전·충청 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환자들을 치료할 정도로 발전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대전과 충청지역의 갑상샘암 및 당뇨병 명의로 꼽히는 임동미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외래진료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임 교수는 갑상샘암 수술 후 동위원소 치료분야에서 전국구로 떠오르고 있다. | 건양대병원 제공

대전과 충청지역의 갑상샘암 및 당뇨병 명의로 꼽히는 임동미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외래진료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임 교수는 갑상샘암 수술 후 동위원소 치료분야에서 전국구로 떠오르고 있다. | 건양대병원 제공

▲ 전국서 온 1000여명 환자 치료… 내분비 분야 임상연구도 심혈
당뇨합병증인 만성신부전 치료, 신장내과 남편 협진 효과 높여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는 갑상샘암 수술 후 남아 있는 잔여 갑상샘 조직을 없애는 것으로, 이는 재발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필수 치료법이다. 저요오드식을 통해 체내의 요오드를 고갈시킨 뒤 약물로 쓰이는 방사성 요오드를 투여해 암을 괴사시킨다. 갑상샘암 수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동위원소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상당수 의료기관이 이러한 치료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거나 불과 1~2개실만 보유하고 있다. 쏟아지는 환자의 수요를 감당치 못하고 치료 적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임 교수는 2001년 건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모교 병원에서 수련을 통해 2006년 내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2006년부터 2년간 건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임의 및 임상강사를 했으며 2008년 3월에 교수요원으로 임용됐다. 대한내분비학회 학술상(2012)과 우수연제상(2011), 대한당뇨병학회 연구비 수상(2011) 및 우수논문상(2007, 2010) 등 상당한 학문적 성과를 이뤘다. 또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인 혈관손상 원인을 밝히기 위한 내피세포에 대한 연구와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된 인크레틴(GLP-1)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 학회지에 3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외래진료실에서 임동미 교수가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갑상선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건양대병원 제공

건양대병원 내분비내과 외래진료실에서 임동미 교수가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갑상선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건양대병원 제공

당뇨병 치료에서 당뇨병 합병증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신장(콩팥)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은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져 평생 투석치료에 의존해야 하는 무서운 합병증이다. 임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신장 합병증 관리를 위해 같은 병원 신장내과 교수이며 남편인 황원민 교수와 긴밀하게 협진을 하고 있다. 건양대병원 홍보실장을 맡고 있는 황 교수도 건양대 의대 1기로, 부부가 같이 내과를 전공하고 모교에서 나란히 교수가 되었다.

“평소 부모님께서 가훈으로 강조하셨던 정직(正直)이 제 의사생활의 기본이며 바탕입니다. 건양대학교 교시(校是)도 정직으로 같아 더욱 더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건양의대 1기생으로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임 교수가 의사가 된 데는 외증조부 영향이 컸다. 제6~7대 서울대병원장을 지낸 김성환 박사(피부과학 전공)다. 외증조할아버지가 피부과 의사로서 열심히 환자를 진료하고 병원장 시절에는 원무행정 개선, 약품입찰제 도입 등 병원행정의 합리화를 추진하는 모습을 어렸을 때 보면서 자연스레 ‘의사의 길을 걷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의 체계적인 신장합병증 관리를 위해 남편이자 동료인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와 의견을 나누고 있는 임동미 교수. | 건양대병원 제공

당뇨병 환자의 체계적인 신장합병증 관리를 위해 남편이자 동료인 신장내과 황원민 교수와 의견을 나누고 있는 임동미 교수. | 건양대병원 제공

“건양대병원은 지방에 있지만 갑상샘암 치료를 위한 옥소치료실이 5개나 있어 서울과 수도권 등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를 받으러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갑상샘암 환자 치료에 더욱 노력하면서 내분비분야에 대한 임상연구 활동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안과의사 출신인 건양대 김희수 총장은 “임 교수는 의대 1기여서 여건이 좋지 않았을 텐데, 남다른 학문적 성과를 거두면서 많은 환자를 정성을 다해 친절하게 진료하는 따뜻한 의사”라며 “후배들이 임 교수를 보면서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등 건양대의료원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보물 같은 존재”라고 평가했다.

■ 임동미 교수가 말하는 갑상샘암 진단과 치료

목의 앞쪽 부위에 생기는 갑상샘암은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갑상샘 연골이 있는 부위에 단단하지만 아프지 않은 혹이 만져지거나 성대마비,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호흡이 힘든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동미 교수가 혈관탄성 검사를 하는 환자 곁에서 당뇨병 등으로 인한 혈관 합병증 및 혈관건강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 | 건양대병원 제공

임동미 교수가 혈관탄성 검사를 하는 환자 곁에서 당뇨병 등으로 인한 혈관 합병증 및 혈관건강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 | 건양대병원 제공


갑상샘에 혹이 생겨 검사를 하게 되면 5% 정도가 암 진단을 받는다. 진료 후 단일한 혹이 있거나, 혹이 4㎝ 이상일 때, 혹의 성장 속도가 빠를 때는 일단 갑상샘암을 의심해야 한다. 갑상샘암 진단에는 세포검사가 흔히 쓰인다. 일반 주사기로 갑상샘 혹에서 약간의 세포를 뽑아내 검사하는 방법이다. 초음파로 덩어리를 확인하면서 가느다란 주사침을 사용하므로 통증이 작고 부작용도 거의 없다.

갑상샘의 80~90%를 차지하는 유두상 갑상샘암의 경우는 치료가 잘되고 완치율도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순한 암이라 해도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갑상샘암 재발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검사방법으로는 문진 및 신체검사, 흉부가슴사진, 혈액검사(티로글로불린), 방사성 동위원소 옥소 전신촬영, 초음파 등을 실시하며 필요에 따라서 전산화 단층촬영(CT)이나 양전자단층촬영(PET)과 CT를 동시에 시행하는 PET-CT 검사를 하기도 한다.

갑상샘암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에는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주변 장기로 전이가 진행되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절제를 통해 암을 제거하는 것이다. 초기 암을 제외하고는 수술 후 4~8주 후 방사성 요오드를 투여하여 남아 있는 정상 갑상샘과 남아 있을지 모르는 잔여 갑상샘암을 제거한다.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후에는 갑상샘 호르몬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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