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인술]수면장애, 치료가 필요한 이유

의학에서 수면(잠)은 ‘주변을 인지할 수 없고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행동 상태’로 정의한다. 잠은 사람의 하루 생활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 뇌에 있는 생체시계가 적극적으로 관여해 낮에는 활동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면서 육체적 활력을 회복하게 한다. 또한 수면은 성장 및 성 호르몬을 분비케 하고 고갈된 에너지를 보충하며 상황에 대처하는 판단능력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준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신체와 정신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밤에 숙면을 못 취하면 낮에도 피로하고 몸의 활기가 떨어져 무력감을 느끼게 되며,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자칫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잠이 부족하면 우울증·불안증 같은 정신과 질환이나 신체적인 면역기능,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초래한다.

수면 시간과는 별개로 낮은 질의 수면은 집중력이나 인지 능력을 떨어뜨려 학습이나 일처리 능률을 저하시키고 어지럼증과 두통 등 신체 증상을 발생시킨다. 성장기 청소년들은 깊은 수면 중에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줄어들어 성장에 방해를 받게 된다.

예로부터 양질의 수면은 보약이라고 할 만큼,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다양한 이유로 수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다.

불면증은 국내 인구의 1년 유병률이 30~40%, 정신건강의학과 외래환자의 경우 3분의 2를 차지한다.

또 수면무호흡증(코골이 포함)은 남성의 13.7%, 여성의 6.2%에서 유병률이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수면 장애는 비만·심혈관·호흡기·신장·내분비 질환 등 다양한 내과·신경과 질환과 관련되며 치매·뇌졸중과 같은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나이 들면 코 고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는 반드시 치료해야 되는 질병이다. 밤에 자려고 누우면 다리가 저리고, 스멀스멀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거나 당겨서 계속 다리를 주무르거나 움직여야 하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수면 장애의 하나다. 하지불안증후군 때문에 잠을 제대로 들지 못하는데도 ‘치료가 필요한 병’이라는 인식은 매우 낮다. 하지불안증후군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철 결핍, 임신, 신부전증, 당뇨, 말초신경염 등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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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면 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원인별·증상별로 분류하면 수십 가지나 된다. 그래서 수면 장애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맞춤형 치료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내과, 치과 등 관련 진료과 전문의들의 통합적인 진료와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면 장애가 내과·신경과 질환과 관련되며 치매·뇌졸중 같은 합병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계속적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면 이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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