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계절에 악화되는 건선, 방치하면 관절염 등 합병증

박철종 |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피부과 교수

30대 직장인 ㄱ씨는 언젠가부터 붉은 반점에 하얀 각질이 팔다리에 생겨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조심스러워졌다. 목욕을 자주 하는데도 때가 있는 것처럼 하얀 각질이 몸을 뒤덮고 있다. 간지러워 손으로 문지를 때나 옷을 벗을 때 비듬처럼 후두둑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 여름철에는 덜하다가도 가을부터 증상이 나빠지면서 겨울에는 극심한 상태가 된다.

[의술인술]쌀쌀한 계절에 악화되는 건선, 방치하면 관절염 등 합병증

ㄱ씨가 앓고 있는 질환은 피부과에서 ‘구진 인설성 질환’으로 분류하는 건선(乾癬·psoriasis)이다. 은백색의 피부 각질(인설)로 덮인 붉은 반점(홍반)이 나타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건선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환자는 16만6000여명에 달한다. ㄱ씨처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실제 국내 건선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선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특히 20대에 최초 발생률이 높다.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보통 증상이 완화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방치해 병을 키우기 쉽다. 한창 나이에 사회활동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체계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건선은 피부가 건조해서 생기는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환경적 자극과 유전적 요인이 연관된 면역학적 만성 전신질환이다. 피부면역세포(T세포)의 이상 활동에 의해 염증 유발물질이 피부의 각질세포를 자극해 과도한 세포 증식과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주로 팔꿈치·무릎·엉덩이·머리 부분에 발생하며 손바닥·성기·정강이·손발톱 등에도 생긴다.

초기 건선은 발진 위에 피부 각질이 새하얗게 덮이고, 더 진행되면 발진이 생긴 피부가 두꺼워지고 발진들이 합쳐지면서 병변이 커진다. 더 나빠지면 피부병변뿐만 아니라 손가락과 발가락이 뻣뻣해지고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 건선성 관절염이나 척추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등도 이상의 건선이거나 건선을 오래 앓을수록 관절염 증상이 심하다. 관절염 외에 심장·혈관질환이나 비만·당뇨병·우울증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가벼운 건선은 피부에 연고를 바르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 경구치료제(먹는 약)를 쓰거나 광선치료를 받게 된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생물학적 제제가 중등도 이상 건선 환자들에게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치료법은 건선 정도와 활성도, 병변 형태, 발생 부위, 환자 나이 등을 고려해 정한다. 또한 생활습관 개선도 매우 중요한데 음주와 흡연을 피하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때를 심하게 밀면 피부가 자극을 받아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가볍게 씻어내는 것이 좋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건선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평온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