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질환 환자, 임신 및 출산기에도 치료 멈추면 안 돼요

김경옥 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의술인술]염증성 장질환 환자, 임신 및 출산기에도 치료 멈추면 안 돼요

염증성 장질환은 여러 가지 복합적 원인이 작용하여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두 질환이 대표적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장기간 지속되는 복통과 설사가 주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크론병에서는 체중 감소, 치질, 항문 농양 등 항문 주변의 질환이 동반되는 사례가 흔하고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 점액변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우리가 흔히 아는 만성질환은 중년층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노년층 환자가 가장 많지만, 염증성 장질환은 젊은 연령대에서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20~30대의 젊은 환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젊은 연령에서 호발하기 때문에 드물지 않은 여성 환자들이 질병 경과 중 임신 혹은 출산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상당수의 가임기 여성 환자들이 본인이 정상적 임신이 가능한지, 본인의 질환이 아이에게 영향을 주는지, 또 약물 치료가 아이의 기형을 유발하지는 않을지 등에 대해 궁금해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우려와 두려움으로 인해 일부 환자들은 임신 자체를 기피하거나 임의로 약물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부정확한 질환 정보 등으로 인한 오해일 수 있다. 우선 염증성 장질환은 유전성 질환은 아니다. 물론 가족 중 질환을 가지고 있을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이 진단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을 수 있지만, 실제 부모 중 한 명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일 경우 자녀에게 발병할 확률은 1% 내외로 매우 낮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증상이 없고, 염증이 잘 조절되고 있는 경우에는 질환이 없는 일반 여성과 비슷한 임신율을 보이며 자연유산, 제왕절개, 자궁 내 성장 지연 등의 임신 합병증 발생률 역시 일반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임신 전후 주치의와 상의하여 꾸준히 치료하면서 계획적 임신을 하고, 치료를 꾸준히 유지하고 질환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과 관련된 우려와 관련해서도 메토트렉세이트, 탈리도마이드 등 일부 약제를 제외한 항염증제(5-ASA), 면역조절제, TNF-알파 억제제와 같은 대부분의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들은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 수유 중에도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주치의에게 상의를 하고 치료 약제를 잘 조절할 경우 위험성이 높지 않다. 임의로 약제를 중단해 질환이 악화됐을 때 오히려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 자체보다 막연한 걱정과 우려로 인한 압박감, 스트레스가 오히려 임신, 출산을 방해하는 요인일 수 있으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주치의를 신뢰하고 치료를 이어가면서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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